[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주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와 충돌한 KIA 타이거즈의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무려 8.51이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꼴지. 지난 23일 광주 키움전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선 임기영은 2이닝 8실점했고, 지난 25일 수원 KT전에선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의 대체선발 장현식이 2⅓이닝 4실점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광주 롯데전에선 이민우가 채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⅔이닝 7실점하고 말았다.
시즌 초반 강력함을 내뿜던 5명의 KIA 선발투수들은 시즌 후반부로 가면서 부상과 변수에 사로잡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선 이정도로 버텨준 것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3선발 이민우는 2015년 입단해 2017년 1군 무대 데뷔 이후 첫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임기영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이긴 하지만, 지난 2년간 부진과 부상으로 이번 시즌 부활을 노리던 자원이었다.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면 욕심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시즌 중반까지 자신의 몫 이상을 해주고 있어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위권 팀은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간다. 그러나 중하위권 팀을 보면 로테이션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KIA는 시즌 끝까지 가을야구 진출권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자원들의 보직을 바꾸고 새 얼굴을 끼워넣는 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변화가 성공 확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빨리 밀고 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아직 포스트시즌까지 29경기(28일 현재)가 남았지만, 정규시즌 이후도 염두에 둬야 한다.
두 자리 정도는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5선발 임기영이다. 임기영은 기복이 심하다. 잘 던지는 날은 6이닝 1~2실점에서 막아내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기에선 대량실점을 한다. 경기 초반 많은 점수를 내주다보니 추격도 힘들어진다. 그래서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던 김현수와 보직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약간의 암시를 하기도. 윌리엄스 감독은 "임기영과 김현수가 로테이션상 동일한 부분에서 준비가 된다.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임기영이 2이닝 8실점할 때 3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아 7회까지 5이닝 1실점으로 고군분투했다.
김기훈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26일 이민우와 고영창이 2⅔이닝 14실점으로 부진하자 2회 2사에 올라와 9회까지 6⅓이닝을 책임지면서 2실점으로 막아냈다. 사실상 김기훈이 선발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기훈은 올 시즌 4차례 선발로 등판했지만 2패만 떠안았다. 장현식이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장현식 대신 김기훈을 선발로 내세우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대체 선발 후보를 이야기를 할 때마다 김기훈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휴식과 경기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 지론이다.
KIA 선발 로테이션에 대변화가 일어날까.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