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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컵대회 통해 얻은 소득? 리빌딩 된 앞선의 가공할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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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승 진출 실패에도 희망을 본 안양 KGC.

KGC는 26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준결승전에서 서울 SK에 90대96으로 패했다. SK가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진 팀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백업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에 엄청난 전투력을 보이며 KGC에 앞서는 경기를 했다. 이번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KGC이기 때문에 컵대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던 '라이온킹' 오세근이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고, 새 외국인 선수 얼 클락과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도 수준급 기량을 갖췄다는 걸 확인했다. 김승기 감독은 아직 두 사람의 전력을 100% 사용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들이 컵대회를 통해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고,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 정도의 단계로 생각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리빌딩이 완료된 앞선이다. 가드 라인 이재도-변준형 콤비와 스몰 포워드 포지션의 문성곤-전성현 라인이 이번 대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전 우승을 이끌었던 박찬희(인천 전자랜드) 이정현(전주 KCC) 등의 공백을 채울 수 있게 됐다.

이재도와 변준형은 신인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김 감독이 야심차게 데려온 자원들. 이재도가 지난 시즌 상무 전역 후 복귀하며 이번 시즌 제대로 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도가 1번 포인트가드, 변준형이 2번 슈팅가드로 뛰는데 두 사람은 위치를 맞바꿔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재도의 경우 공격력이 좋은 가드인데, 이번 대회 예선 두 경기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줬다.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첫 경기서 18득점, 창원 LG전에서 15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력에 비해 경기 리딩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 감독은 아예 그의 장점을 살려 득점에 특화된 공격형 가드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변준형 역시 빠른 돌파와 속공 처리, 그리고 정확한 외곽슛을 갖췄다. 승부처 경기 조율 능력만 두 사람이 조금 키운다면, 우승에 도전하기 충분한 가드진이 될 수 있다.

문성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김 감독에게 제대로 인정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전에서 한 경기 8스틸 경기를 했다. 그동안 수비에서는 인정을 받았던 선수. 그런데 이번 컵대회에서 더 정확해진 3점슛 능력까지 선보였다. 김 감독이 "승부처에서 3점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됐다"고 평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 양희종의 백업에서, 이제는 그의 자리를 넘볼 선수로 성장했다. 수비보다 공격이 필요할 때, 짜여진 패턴에서 확실한 3점 마무리가 필요할 때는 전성현을 쓰면 된다. 전성현은 패했지만 SK전에서 3점슛 5개를 터뜨렸다. 슛에 관해서는 리그 최고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

이재도와 전성현이 1991년생으로 29세다. 문성곤은 27세, 변준형은 이제 24세밖에 안됐다. 변준형은 군대를 다녀와야 하지만, 어찌됐든 이 선수들이 KGC에서 향후 4~5년은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 이번 정규 시즌에서 이 선수들이 제대로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KGC는 우승 도전 뿐 아니라 향후 수년간 강팀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김 용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