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로베르토 라모스가 LG 트윈스의 홈런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역대 세번째, LG 소속 선수로는 첫 40홈런도 임박했다.
라모스는 24~25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원정 2연전에서 홈런 3개를 몰아쳤다. 홈런 2위를 기록 중이던 라모스는 NC전을 계기로 멜 로하스 주니어(KT)를 2위로 밀어내고, 리그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6일 기준 로하스보다 1개 차이로 앞서있다.
이미 LG 구단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운 라모스다. LG 소속 선수의 최다 홈런 기록은 이병규 현 타격코치가 가지고 있다. 1999년 30홈런을 친 것이 최다였다. 장타 임팩트가 강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도 2009년 26홈런으로 30홈런을 넘기지 못했었다.
이병규 기록을 깨고 LG 소속 선수로 최다 홈런에 오른 라모스는 이제 구단 첫 40홈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6일 KT 위즈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해 3경기 연속 홈런에 실패했지만, 2개만 더 추가하면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팀이기 때문에 홈런 기록이 더욱 의미있다. 잠실구장은 현재 KBO리그 선수들이 가장 '투수친화형' 구장으로 꼽는 야구장이다. 펜스 거리도 실제로 멀고, 심리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외야까지 관중석이 안정감있게 원형으로 둘러쌓여있기 때문에 타자들은 담장이 더 멀어보이고, 투수들은 장타에 대한 부담이 타 구장에 비해 덜한 구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잠실 홈을 사용하는 LG 뿐만 아니라 이웃 두산 베어스도 홈런과 거포에 대한 갈증을 꾸준히 느껴왔다. 하지만 두산보다도 LG의 고민이 더 컸었다. 두산은 이미 40홈런 타자를 2명이나 배출했다. 1998년 OB 베어스 시절 타이론 우즈가 42홈런으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 가운데 첫 40홈런 고지에 올랐고, 이후 20년동안 두산과 LG 누구도 40홈런에 임박하지 못했다가 2018년 김재환이 국내 선수 가운데 처음 40홈런에 도달했다. 김재환은 그해 44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1위에 올랐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둔 팀 중, 국내 선수 가운데 최초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매우 컸다. 김재환은 홈런왕 타이틀을 등에 업고 정규 시즌 MVP를 차지했다.
라모스가 40홈런에 올라서면 우즈, 김재환에 이어 잠실 세번째 40홈런, LG 구단 사상 최초의 기록을 갖게 된다. 과연 라모스의 홈런 폭주는 시즌 마지막까지 얼마나 이어질까 궁금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