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베테랑 박용택의 나홀로 '유광점퍼' 응원이 팀을 살렸다. 유광점퍼는 LG 팬들의 가을야구를 향한 염원을 상징한다. 아직은 따가운 가을 햇빛이 내리 쬐는 5시에 시작된 토요일 경기, 박용택은 철 이른 유광 점퍼를 입고 어깨춤을 추며 응원전을 펼쳤다. 그는 최고참의 카리스마는 잊은 채, 후배들의 잘 맞은 스윙 하나 하나에 격렬한 리액션을 보냈다. 박용택은 이날 대타 자원으로 벤치를 지키면서도 똑부러지는 응원단장 역할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올 시즌 팀의 상승세가 박용택 만큼 절실한 사람은 없다. LG가 26년 만에 우승을 넘볼 수 있는 기회를 맞았고, 박용택에게 내년은 없기 때문이다.
이날은 LG와 KT의 공동 3위가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LG는 창원에서 선두 NC에 2연패를 하고 온 뒤라 분위기가 가라 앉은 상태였다. 자칫 연패가 길어지면 선두권에서 이탈하는 것은 물론 가을야구와도 멀어질 수도 있는 승부, LG로서는 반드시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경기였다. 박용택은 응원으로 후배들의 기를 돋으면서도 항상 타석을 준비하며 긴장감 또한 유지했다.
박용택은 리그의 새 역사인 2500안타라는 개인 기록에도 도전 중 이다. 하지만 언제나 팀 승리가 우선이다. 선발이든 대타든 기회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KT와 LG는 각각 투수 8명과 7명을 투입한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9회초 1-1균형을 깬 LG가 웃었다. 팀이 승리를 결정짓는 순간, 박용택의 환한 미소가 마스크 사이로 반짝였다. 그리고 그는 값진 역전승을 이뤄낸 후배들을 누구보다 큰 손짓으로 맞았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9.27/
아직은 따가운 햇빛에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 날씨, 박용택은 홀로 유광점퍼를 입고 덕아웃을 지켰다.
팀이 0-1로 끌려가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박용택 3회초 이천웅이 동점 득점을 올리자 두 손을 들어 기뻐하는 박용택
언제든 대타 투입이 가능한 상태로 덕아웃에서도 타격 연습
5회말 하프타임, 워닝 트랙에서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박용택
9회초 역전 적시타를 치고 추가 득점을 올린 오지환을 양손 들어 환영하는 박용택
승리의 순간 누구보다 반갑게 동료들을 맞이하는 박용택, 후배들 기를 살려주는 경쾌한 손인사
현수야 우리가 이겼어. 김현수와 펼치는 승리의 세리머니. 마스크 쓴 얼굴에도 미소가 한 가득
팀 승리에 이깨춤을 추며 하이파이브 하는 박용택, 팀이 이기면 어깨는 저절로 들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