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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인터뷰]'트레이드설' 돌아본 한화 정우람 "지나 보니 추억, 시간이 약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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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고생하니까 승리가 따라오네요(웃음)."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구원 등판해 시즌 최다인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챙긴 한화 이글스 정우람은 환하게 웃었다.

'극장승'의 발판이 된 역투였다. 팀이 4-5로 뒤진 8회초 2사 1, 2루에서 강재민에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정우람은 대타 민병헌을 뜬공으로 잡고 자칫 넘어갈 수도 있었던 승리의 고삐를 쥐었다. 9회초를 삼자 범퇴로 장식하며 팀의 9회말 동점 징검 다리 역할을 했고, 연장 10회초 또다시 마운드에서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6대5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정우람은 "9회를 마친 뒤 투구수가 많지 않았다. 코치님이 '(연장 10회 등판 기회가 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으셔서 던지겠다고 했다. 팀이 상승세지만, 우리 투수들이 그동안 많이 던졌다. 희생한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자신의 구원승을 두고는 "고생하니 승리가 따라오더라"고 웃었다.

정우람은 지난 트레이드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상위권 팀들이 불펜 보강을 위해 정우람을 노린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 대행과 정우람 모두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정우람은 "시간이 약"이라고 웃은 뒤 "당시엔 나도 사람인지라 복잡했지만, 야구를 계속하며 시간이 지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지나고 나니 추억이 되더라"고 돌아봤다. 자신의 트레이드설을 접한 팬들 사이에 엇갈렸던 목소리를 두고는 "팬들의 응원이 너무 큰 힘이 됐다. 반대급부로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한화의 미래를 걱정해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앞으로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수 시즌 간 고군분투해 온 정우람에겐 최근 후배 투수들의 활약상은 즐거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정우람은 "많이 힘들게 야구를 해오며 7~8년 고생해 이 자리에 온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의 지금 활약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한다면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믿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우람은 "팬들의 함성이 없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 겪는 상황이다 보니 많이 힘든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선수 입장에선 최선을 다 하는 게 우선이다. 지든 이기든 최선을 다해 시즌을 잘 마쳐야 내년에 기회가 온다는 심정으로 던지고 있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