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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물대올라'드립→빵 터진 김도훈 감독X이청용 "랜선 미디어데이,좋아요"[현장리포트#전지적울산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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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2시 울산 현대 클럽하우스 1층 미팅룸, 전날 포항과의 FA컵 4강 승부차기 혈투끝에 결승에 오른 울산 김도훈 감독과 에이스 이청용이 이어폰을 꽂은 채 노트북 모니터를 주시했다.

코로나19 로 인한 언택트 시대, K리그1 파이널라운드 사상 최초로 온라인 화상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프로축구연맹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되, 축구에 굶주린 팬, 팬에 굶주린 구단, 선수들을 위해 기획한 적극적 랜선 소통의 일환이다. 2014년 스플릿 시스템 도입 이후 '윗물' 그룹A 1~6위 팀 감독-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돼온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가 전국 6개 팀 클럽하우스에서 열렸다.

연맹은 6개구단(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상주 상무, 대구FC, 광주FC)에 직접 기술 전문 관계자를 파견했다. 전날 장소 답사 및 꼼꼼한 리허설로 화상회의 장비와 프로그램, 화면, 음성 등 기계적인 부분을 체크했다. 연맹은 기자단과 팬들로부터 받아 엄선한 질문을 각 구단 홍보마케팅팀을 통해 전날 오후 각 구단 감독 및 대표선수에게 전달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경부터 노트북 모니터에 감독, 선수들의 얼굴이 하나둘 뜨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노트북 앞에 앉은 이청용도 이어폰을 꽂은 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꼼꼼히 웹캠, 마이크 등을 살폈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 홍보마케팅팀 이경민 사원으로부터 온라인 미디어데이 진행 방식 및 질문에 대한 브리핑을 받으며 찬찬히 첫 비대면 만남을 준비했다.

오후 2시 정각,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시작과 함께 첫 질문은 '리그 선두' 울산을 향했다. 우승 결의를 다지는 김도훈 감독과 이청용의 표정은 진지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누구라 따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저마다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며 믿음을 표했다. 이청용 역시 "어느 하나 쉬운 경기가 없지만 울산 팬들이 기뻐하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는 든든한 각오를 전했다. '승점 2점차' 2위 전북에 유일한 2패를 기록한 김 감독은 마지막 우승 전쟁에 대한 질문에 "이번엔 이겨야 한다. 전북을 이긴 팀 감독님들께 전화를 걸어 노하우를 배우겠다. 파이널라운드에선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의 순서가 지난 후 다른 팀 감독, 선수들의 답변을 경청하는 김 감독과 이청용은 '방청객' 모드였다. '포항 영건' 송민규의 재기발랄, 패기만만한 대답엔 '선배 미소'가 엿보였다.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의 '관물대올라' 별명엔 김 감독과 이청용이 일시에 '빵' 터졌다. 상주의 김 감독이 송민규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손하트까지 내밀자 또다시 김 감독과 이청용이 마주 보며 파안대소했다.

이날 랜선 미디어데이에선 '대세구단' 울산의 이름이 유독 자주 등장했다. 다수의 팀이 꼭 이기고 싶은 팀으로 울산을 꼽았고,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장 까다로운 선수'로 울산 이청용의 이름을 외쳤다. 이청용은 "그렇다고 안뛸 순 없다. 해야할 역할을 잘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청용은 이날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수비수로 "광주의 여름" 뽑았고, 여름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 울산 김태환을 지목하자, 김도훈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팬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 랜선을 통한 미디어데이는 6개구단 선수, 감독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자 '축구전쟁'을 잠시 내려놓고 '동병상련' 마음을 나누는 유쾌하고 따뜻한 위로의 시간이 됐다.

라이브 방송 종료 직후 이청용은 "재미있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앞으로 해야 하는데 그 전에 각팀 선수들, 감독님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어떤 코멘트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엔 "상주 상무 권경원 선수가 울산을 꼭 이기고 싶다고 한 말이 기억이 난다. 우리가 더 잘 준비해야겠다"고 답했다.

울산과 울산 선수들의 이름이 유독 많이 나온데 대해 "아무래도 올 시즌 우리 울산이 잘하고 있고 1위를 하고 있어서 견제가 많은 것같다"고 했다. "이전과는 다른 자세, 다른 마음가짐으로 정말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도훈 감독 역시 처음으로 진행된 '랜선 미디어데이'에 대해 호평했다. "코로나 시대, 실제로 모여서 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 화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김 환 JTBC해설위원과 정순주 아나운서의 진행도 깔끔했다. 팬들과 소통하며 재미있게 잘 진행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울산의 웃음코드를 제대로 건드린 '킬링파트'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김태완 상주 감독이 송민규에게 빨리 오라고 한 부분 그리고 '관물대올라'… 하하"라며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힘든 코로나 시대, 성적에 대한 극심한 부담 속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잠시나마 함께 일하는 감독, 선수들과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면서 "코로나 시대,지방구단 입장에선 이동이 없어 스케줄 부담도 덜하고 여러 모로 좋은 것같다"고 했다.

이날 "행운을 빈다"는 모라이스 전북 감독의 여유만만 인사에 "잘 받겠습니다, 행운"이라고 답했던 김도훈 감독은 "정말 전북의 우승 행운을 받고 싶다"며 웃었다. "모라이스 감독과는 중국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회의 때 와인 한잔 하면서 축구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완, 박진섭, 김기동 감독 모두 가까운 감독들인데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 된 것같다. 다가올 파이널라운드에서 팬들을 위해, 정말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은 27일 오후 4시30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지는 대구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3라운드에서 파이널A 첫 경기를 치른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