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좌완 영건 김영규(20)가 자신의 장점을 찾았다.
김영규는 지난 22일 창원 삼성전에 선발 등판, 6이닝 87구를 던지며 3안타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의 최고 피칭을 선보였다.
1회 2사 2루에서 이원석에게 허용한 적시타가 유일한 실점.
2회부터 절묘한 코너워크와 타이밍 싸움으로 눈부신 호투를 이어갔다. 3회 2사 후 김상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6회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끌며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구속은 143㎞에 불과했지만, 주무기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과 커브를 간간이 섞으며 삼성 타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좌-우 코너 제구까지 완벽했다.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공을 배트 중심에 맞히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삼성 선발 원태인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막혀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빈 손으로 돌아섰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 김영규의 선발 호투를 발판으로 NC는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3일 잠실 LG전 부터 다시 선발로 복귀한 김영규는 갈수록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발 4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는 5이닝 3실점 이내로 막으며 제 몫을 해냈다.
NC 이동욱 감독은 최근 호투 비결을 '장점 회복'으로 꼽았다.
이 감독은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10차전에 앞서 전날 호투한 김영규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언급했다. 이날 김영규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70%(61스트라이크/87구)에 달했다.
이동욱 감독은 "영규가 원래 잘했던 걸 하고 있다. 2군 시절부터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던 투수다. 그동안 이겨야 할 경기를 못 이기다보니 조급해지면서 너무 어렵게 갔다. 생각도 많았다. 선발 전환 후 승리 투수가 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패턴대로 잘 가고 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포피치로 적극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영규 선수는 원래 공을 가장 쉽게 던지는 투수였다. 그동안 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해온 것 뿐"이라며 "코치들이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며 편안하게 좋았던 부분들을 살려주면서 릴리스 포인트를 찾은 것이 주효했다"며 본격적 반등의 시작임을 강조했다.
시즌 막판 김영규의 반등은 구창모 이재학 등 토종 선발진 부상과 부진 이탈로 애를 먹고 있는 NC에 큰 힘이다. 포스트시즌에는 선발 뿐 아니라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카드.
이동욱 감독이 돌아온 선발 김영규의 반등에 미소 짓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