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승헌과 포수 김준태가 '커플'을 이룬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최근 두 선수가 원정 시 숙소 방을 함께 쓰는 '원정 룸메이트'가 되도록 주문했다. 허 감독은 "이승헌이 1군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서로 잘 모르는 부분도 있다. 방을 같이 쓰면서 잘 맞춰보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10개 구단 선수들의 원정 풍경은 비슷하다.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1인 1실, 나머지 선수들은 2인1실로 원정 기간을 보낸다. 2인실 조합은 대부분 선수 자율 의사에 맡긴다. 같은 포지션이거나 비슷한 또래, 평소 마음이 잘 맞는 선후배가 커플을 이룬다. 그라운드 바깥에서 1분1초가 소중한 휴식 시간 활용에 초점이 맞춰진다. 편안하게 재정비를 하고, 만에 하나 흐트러질 수 있는 휴식 루틴을 지키고자 한다. 때문에 투수-포수-야수 등 각 포지션 별로 '커플'이 짜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라운드 안에서 호흡을 맞추는 투수-포수는 흔히 '부부'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휴식 공간인 숙소에서도 합을 맞추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허 감독은 최근 포수 출전 시간을 조정했다. 김준태가 사실상 주전 포수 역할을 하고 정보근에게 백업을 맡기기로 했다.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여주는 김준태가 남은 기간 안정적으로 안방을 꾸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한 이승헌과의 룸메이트 배정은 구종-특성 파악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서로에게 익숙해지라는 차원의 주문인 셈이다. 허 감독은 "이승헌과 김준태가 배터리를 이루는 게 우리가 이길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서먹서먹하지 않고 잘 맞추도록 유도하고 원하는 부분을 찾아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20일 NC전에 등판했던 이승헌은 휴식을 거쳐 곧 다시 마운드에 선다. 다음 등판에서 김준태와 이룬 '커플 효과'가 나타날 지 주목된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