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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결과는 따라오는 것" 선두 NC 지킴이, 양의지가 밝히는 '카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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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는 지난해 생애 첫 타격왕을 차지했다.

NC 이적 첫해 꼴찌였던 팀을 단숨에 5강으로 이끌었다. 개인 타이틀 까지 차지해 기쁨이 두배.

이적 두번째 시즌은 올해는 기분이 더 좋다. 5위였던 팀을 1위로 끌어올렸다.

신바람 나는 페이스. 팀도, 개인도 계단식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투수들을 이끌며 안방을 지키느라 힘들지만 몸이 피곤할 줄도 모른다. "태풍 지나가고 나서 그 다음부터 선선해지니 그래도 좀 나은 것 같아요."

양의지가 굳게 지키고 있는 NC의 선두 자리. 위태롭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빼앗길 듯 빼앗길 듯 지켜내고 있다. 그 중심에 양의지가 있음은 물론이다.

"지금은 막판이다 보니 체력적인 떨어졌겠지만 팀 분위기 좋아진 게 큰 것 같아요. 주춤하면서 많이 떨어졌는데 조금씩 다시 올라오고 있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캡틴 양의지가 설명하는 NC 선수단 분위기. 박빙의 1위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오로지 팀만 잘 나가고 개인 기록이 별로면 기분이 유쾌할 리 없다. 개인 성적도 승승장구다.

지난해는 정교한 타격의 해였다면 올 시즌은 장타와 클러치의 해다.

벌써 22홈런, 92타점. 개인통산 최다인 23홈런(2018), 93타점(2015)까지 딱 한 걸음 씩 남았다.

최근 뜨거워지고 있는 타격감을 감안하면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다. 조인성 이재원에 이어 포수 역대 세번째 100타점 고지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다.

본인은 정작 미래의 기록들을 애써 의식하지 않는다. 포커스는 바로 지금, 현재다. '매 타석 집중'이 모토다.

"두산 시절 고토 코치님께서 '한 경기, 한 타석 씩만 생각하라'고 하셨어요. 매 타석들의 결과가 좋으면 시즌이 끝날 때 기록이 나오겠죠. 욕심이야 나지만 기록 자체를 크게 의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받은 만큼 해야 하니까요. 올해는 주장까지 맡아서 더욱… 제 성적도, 팀 성적도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양의지가 가장 기분 좋게 생각하는 기록은 클러치 능력 지표다.

올 시즌 캡틴의 해결사 능력은 실로 대단하다. 주자가 모일수록 눈에 불을 켰다. 주자 없을 때 2할대 타율이 득점권만 되면 4할대(0.446)로 껑충 뛰어오른다. 만루에서는 무려 0.571이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이호준 코치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노림수가 잘 맞아 떨어진 덕분입니다. (현역 시절) 워낙 노림수에 강하셨잖아요."

투수들을 이끌고 '대망'을 향해 달리고 있는 양의지.

선두를 지켜야 한다는 조바심은 없을까. 어쩌면 생소한 경험을 하고 있을 지 모를 후배들에게 캡틴은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다.

"어쩌면 저만의 욕심일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도 선수들이 NC 만의 색깔을 지키면서 잘 해줬거든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아가고 있고요. 1등 하고 있지만 2등만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부담감이 크겠지만 여러 생각을 하다 보면 좋지 않은 결과가 될 수 있으니까요. 감독님께서도 '순위 생각하지 말고 하자'고 하셨거든요."

늘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사는 '카르페 디엠'의 실천자 양의지. 하루의 조각들이 모여 한 시즌이 되고, 야구 인생이 된다. 한국 프로야구 포수 역사를 바꿔가고 있는 선수. 하루 하루 위대한 흔적이 남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