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무가 키커로 나섰을 때 쟤껀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울산의 빛현우' 조현우가 승부차기 선방쇼로 울산의 FA컵 결승행을 이끈 후 짜릿한 소감을 전했다.
울산이 23일 오후 7시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동해안 더비' 숙적 포항 스틸러스를 승부차기 혈투끝(1<4PK3>1)에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연장 120분으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대혈투였다. 결국 승부는 조현우와 강현무, 양팀 수문장 대결로 결정됐다.
운명의 승부차기도 대접전이었다. 울산 제1키커 비욘 존슨이 가볍게 성공했다. 포항 제1키커 일류첸코의 슈팅을 '빛현우' 조현우가 왼손으로 쳐냈다. 울산 두 번째 키커, 골대 상단을 노려찬 원두재도 성공이었다. 포항 두 번째 키커 심동운은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 세 번째 키커 김인성의 슈팅이 막혔다. 포항의 세 번째 키커 강상우가 성공하며 2-2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울산 네 번째 키커 윤빛가람의 낮고 빠른 슈팅이 성공했고, 포항 네 번째 키커 이승모도 성공했다. 3-3. 울산의 다섯 번째 키커 믿었던 주니오의 슈팅이 공중으로 높이 떴다. '골무원' 득점왕 주니오의 실축은 대반전이었다. 그러나 포항의 다섯 번째 키커 팔로세비치의 슈팅마저 공중으로 뜨면서 승부는 미궁에 빠졌다. 울산 여섯 번째 키커 정승현의 슈팅을 포항 수문장 강현무가 막아섰지만, 포항 여섯 번째 키커 강현무의 슈팅을 국대 골키퍼 조현우가 또다시 막아섰다. 숨막히는 대접전 속에 일곱 번째 울산 이동경의 슈팅, 포항 캡틴 최영준의 슈팅도 모두 골대를 빗나갔다. 울산의 여덟 번째 키커 홍 철이 가볍게 골망을 흔든 직후 포항 여덟번 째 키커 송민규의 슈팅이 불발되며 끝날 것같지 않던 승부가 막을 내렸다. 결국 울산이 4대3으로 승리하며 뜨겁게 포효했다.
승부차기 승리를 지켜낸 '수호신' 조현우는 경기후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이 앞에서 잘 뛰어줬다. 부담을 이기고 잘 차줘서 큰힘이 됐다. 준비 잘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가장 흥미로운 장면이었던, 3-3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골키퍼 동료 강현무의 킥을 막아내던 장면에 대해 조현우는 "현무가 찰 줄 몰랐다. (강현무가)찬다고 했을 대 쟤꺼는 막아야겠다 생각했다"며 활짝 웃었다. "기다리면서 막았다. 좋은 경기였다. 잊지 못할 것같다"며 미소지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소감은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이 앞에서 잘 뛰어줬다. 다들 부담을 이기고 잘 차줘서 큰힘이 됐다. 준비 잘해서 이길 수 있었다.
-PK 상황 시작되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부담감도 있었지만 제가 먼저 긴장하고 부담 갖는 티를 내면 상대 키커가 편안해 할 것같아 침착하게 준비됐다. 마지막에 최대한 심리전을 해서 시간을 끌었다. 상대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승부차기 훈련을 많이 했다.-오늘 잔디 상태가 안좋았는데 승부차기에 미친 영향은?
▶원래 문수구장이 잔디상태가 좋은데 오늘 들쭉날쭉했다. 비욘 존슨 키큰 선수 그래서 넣은 것이다. 저희가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키커가 킥 하기전에 시간 끈다든지 하는 노하우가 있는데, 강현무 선수는 소리 치더라. 보면서 조현우 선수는 어떤 생각 했나.
▶즐기는 모습을 봤다. 굉장히 멋있었다. 한편으로는 골키퍼는 끝까지 차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북과 3번의 대결에 2개의 우승컵이 달려있다. 앞으로 각오는?
▶앞으로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준비하던 대로 할 것이다. 꼭 이겨야 하는 상대. 저희는 준비한 대로 준비할 것이다. 다음에 만날 때는 이전과 다를 것이다. 좋은 경기
-라커룸 분위기는?
▶라커룸 분위기 굉장히 좋았다.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에 실점한 것에 대해 생각지 않는다. 선수들이 칭찬해줘서 기뻤다.
-강현무와의 맞대결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마음이었나.
▶강현무가 찰 줄 몰랐다. (강현무가)찬다고 했을 대 쟤꺼는 막아야겠다 생각했다. 기다리면서 막았다. 좋은 경기였다. 잊지 못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