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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 5선발 맞아? 한현희의 '125⅔이닝', 부상 도미노 속 빛나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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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체력은 자신 있다"고 했던 한현희(키움 히어로즈)가 선발 투수로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키움은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 야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제이크 브리검이 꽤 긴 시간 이탈했다. 시즌 중반에는 선발 투수들이 도미노 부상을 당했다.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 이승호가 한 번에 빠진 시기도 있었다. 선발 로테이션 5명 중 3명이 빠지는 초유의 위기도 맞이했다. 그 결과 키움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50(5위)으로 고전하고 있다.

팀에서 규정 이닝을 채우고 있는 투수도 요키시(127이닝)와 한현희(125⅔이닝) 둘 뿐이다. 지난해 요키시와 브리검, 최원태 등 3명의 투수들이 규정 이닝을 달성했다. 4~5선발 역할을 맡았던 이승호와 안우진은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쉰 기간이 있었다. 안우진은 후반기 복귀 후 아예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올 시즌에는 국낸 에이스 최원태가 초반 기복을 보였다. 게다가 지난달 22일 어깨 염증으로 이탈. 한 달 이상을 빠졌다.

그래도 한현희가 버텼다. 한현희는 키움의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베테랑이다. 2012년 데뷔해 팀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고, 팀 사정에 따라 선발 역할도 맡았다. 2018시즌에는 30경기에 등판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선발이 불안했던 당시에도 브리검과 함께 규정 이닝을 채운 유일한 국내 투수가 한현희였다. 지난 시즌 불펜으로 활약한 한현희는 다시 선발 도전을 택했다. 통산 104홀드를 기록했지만, "기록보다는 선발로 뛰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닝과 체력에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선발 한 자리를 꿰찬 한현희는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기복도 있었다. 5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64, 7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23으로 흔들리기도 했다. 7월 초에는 무릎 염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그 한 번의 부상자 명단이 유일한 이탈이었다. 올 시즌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8패, 평균자책점 5.01. 9월 들어선 4경기에 나와 1승2패, 평균자책점 2.38로 호투하고 있다. 8월 이후 7이닝 이상 소화만 3번이다. 5선발 역할을 넘어서 선발진의 든든한 축이 됐다.

손 혁 키움 감독은 초반 한현희의 부진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위기 상황이 돼서야 전력 투구를 한다"는 지적도 했다. 한현희는 좌절하기 보다 기량을 갈고 닦았다. 시즌 중반 부진하자 하루에 체인지업 200~300개씩을 던졌다. 최근에는 느린 커브를 연마하는 등 끊임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노력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승부처에서 한현희의 호투는 가뭄의 단비다. 비록 5번째 선발 투수로 시작했지만, 올 시즌 꾸준함만 놓고 보면 팀의 3번째 투수나 다름 없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