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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無대사X15kg 증량"…'소리도없이' 유아인, 닳고 닳은 '장인'의 반가운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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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캐릭터 장인' '연기 천재' '변신의 귀재'로 손꼽히는 배우 유아인이 다시 한번 파격적인 도전으로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 루이스픽쳐스·BROEDMACHINE 제작). 21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 채널을 통해 '소리도 없이' 제작보고회가 개최,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범죄 조직의 소리 없는 청소부 태인 역의 유아인,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 역의 유재명, 그리고 홍의정 감독이 참석했다.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해 가며 살아가는 두 남자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소리도 없이'.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아이러니한 사건으로 기존의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와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 10월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소리도 없이'는 늘 새로운 행보로 관객들을 긴장시키는 유아인의 파격 변신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광역 수사대 형사와 안하무인 재벌 3세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 '베테랑'(15, 류승완 감독)에서 재벌 3세 조태오역을 맡았던 유아인은 "어이가 없네"라는 단 한 마디 대사로 조태오 신드롬을 일으키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악역을 탄생시켰고 같은 해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은 '사도'(이준익 감독)에서는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처절히 무너져가는 사도세자로 변신해 폭발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 변신에 한계가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Jtbc 드라마 '밀회'를 통해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 역을 맡아 가슴 진한 멜로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유아인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계가 고사 위기에 빠진 상황 속 지난 6월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를 통해 다시금 관객을 극장가로 끌어모으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처럼 장르와 시대를 불문하고 인상 깊은 연기와 대체 불가 존재감으로 독보적인 캐릭터 계보를 써 내려가고 있는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에서 말없이 묵묵히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으로 변신, 데뷔 이래 최초 대사 없는 연기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삭발 투혼은 물론, 15kg의 체중 증량까지 외적인 변화를 꾀한 것은 물론 섬세한 눈빛과 세밀한 몸짓으로 흡입력 있는 캐릭터를 완성해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유아인은 "홍의정 감독에 대한 기대감과 그가 쓴 시나리오에 대한 감동이 컸다. 놀랍고 쇼킹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아주 일상적일 수도 있고 익숙할법한 이야기를 독특하게 조합해서 이상한 부위를 찌르는 느낌을 받았다. 시나리오에 강하게 이끌렸다. 소리도 없이, 요란하지 않게 관객들에게 스며들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데뷔 이래 최초 무(無)대사 도전에 대해 "난 이미 닳고 닳았는데 변신이라고 해서 기대하는 분이 있을까 싶다. '소리도 없이'에서는 말이 없는 캐릭터다. 다만 상황에 따라 어떤 알 수 없는 소리가 삐져나온다. 과거의 사건을 통해 세상에 표현하기를 거부하는 그런 인물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는데 한편으로는 대사가 없어서 배우로서 편하기도 했지만 도전이기도 했다"며 "대사가 없다고 굳이 표정으로 많이 표현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상황에 대응하는 형태로 존재하려고 노력했다. 대사 대신 살도 찌우면서 외모를 변화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의정 감독은 "주연 배우의 대사를 없앤다는 것이 나에게도 도전이었다. 대사가 없어서 현실적인 디렉션을 하기 힘들었다. 관용적인 것들로 디렉션을 했다. 예를 들어 영역을 침범당한 고릴라 같은 영상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아인은 나의 이상한 제안을 잘 받아들여 줘서 너무 좋았다. 처음 보는 유형의 인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에 유아인은 "한마디로 돌아이 같은 감독이다. 독특한 감독이고 내게도 늘 '사이코 같다'라며 놀리곤 했다. 특이하고 독특한 사람이 무조건 좋은 사람은 아니지 않나? 다만 홍의정 감독은 그저 잘하고 남을 홀리는 나쁜 놈이 많은데 홍의정 감독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친분을 과시했다.

매 작품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이는 '명품 배우' 유재명과의 앙상블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 유재명과 첫 호흡을 맞추는 유아인은 "유재명 선배는 격 없이 대해준 선배였다. 특별한 선배였다. 선배가 첫 만남에 '팬이다'라고 해주셔서 민망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기도 했다.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장면이 정말 재미있게 다가온다. 나이 차가 나는 선배이지만 그런 장면에서 전혀 불편함이 없이 대해주셨다"고 마음을 전했다.

유재명은 "첫 만남에서 '팬이다'라고 설레는 고백을 건넸다. 동료로서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우리 정말 잘 맞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웃었다.

'소리도 없이'는 유아인, 유재명이 출연하고 홍의정 감독의 첫 상업 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10월 개봉 예정.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