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수원 삼성이 강원FC의 파이널A 진출 희망을 무너트리며 11위를 지켜냈다. 후반 교체투입된 간판 스타 염기훈이 2개의 도움으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수원은 20일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홈팀 강원을 상대로 치른 '하나원큐 K리그1 2020' 22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2분과 36분에 각각 터진 고승범과 한석종의 골을 앞세워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일단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격차를 벌렸다. 동시에 10위 부산 아이파크와 승점이 같아졌다. 당분간 강등 걱정은 면하게 됐다.
반면 강원은 다잡은 승리를 허무하게 놓치며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 꿈을 날려버렸다. 강원은 후반 7분 김지현의 헤더골로 선취점을 냈으나 후반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4분 만에 연달아 2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결국 6위 수성에 실패했다.
자력으로 파이널A로 가기 위해서 강원에게는 승리가 꼭 필요했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김지현을 중심으로 좌우에 고무열과 김경중이 늘어서 전방 공격을 책임졌다. 중원은 조재완 한국영 이현식으로 세웠다. 수비는 채광훈 김영민 임채민 신세계의 포백이었다. 골문은 부상을 털어낸 '영건' 이광연이 맡았다.
이에 맞서는 수원은 3-5-2를 가동했다. 김건희와 한석희 투톱 뒤로 김민우 박상혁 안토니스 김태환의 2선이 늘어섰고, 한석종이 약간 빠져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다. 수비는 양상민 민상기 장호익의 스리백. 골키퍼는 양형모였다.
꼴찌 추락 위기에 놓인 수원이 경기 초중반까지 공격을 주도했다. 수원은 전반 4분만에 김건희의 중거리 강슛으로 강원을 긴장케 했다. 강원 키퍼 이광연이 넘어지며 선방했다. 이어 9분에는 한석희가 박스 안에서 터닝 슛을 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16분에는 안토니오가 중거리 슛을 날렸다. 수원이 계속 슈팅 시도를 늘려갔다. 볼 점유율도 수원이 높았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강원은 28분만에 처음 슛을 시도했다. 답답한 흐름을 끊으려는 듯 채광훈이 먼 거리에서 슛을 날렸다. 이게 전반전 강원의 유일한 슛 장면이었다. 전반은 득점없이 끝났다.
후반 들어 강원이 결정력을 보여줬다. 수원은 골 결정력을 높이려고 후반 시작과 함께 박상혁을 빼고 타가트를 투입했다. 그런데 오히려 강원의 공세가 커졌다. 강원은 이현식과 채광훈이 계속 슛을 날려 코너킥 기회를 얻었다. 여기서 골이 터졌다. 좌측 코너킥을 수원 수비가 걷어내 우측 코너킥이 됐다. 채광훈이 정확히 박스 상공으로 띄워 올렸고, 김지현이 뛰어올라 골로 연결했다.
이후 강원은 후반 14분에 선제골의 주인공 김지현을 빼고, '라인브레이커' 김승대를 투입했다. 다른 패턴으로 추가골을 얻으려는 작전. 그러나 추가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고 오히려 수원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결국 수원이 후반 32분 동점에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고승범이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수원의 기세가 끓어올랐다. 수원은 후반 36분 염기훈의 프리킥을 한석종이 절묘하게 머리로 방향을 틀어 골문을 뚫었다. 동점골과 역전골 모두 후반 16분에 교체 투입된 염기훈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염기훈이 오랜만에 이름값을 제대로 한 날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강릉=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