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경기 4안타로 승리를 바라긴 어렵다. 하물며 그게 3경기 연속이라면, 그중 1승을 건진 것만도 다행일 지경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타선 침체가 심상치 않다. 키움은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 전을 시작으로 17~18일 한화 이글스 전까지, 3경기 연속 4안타에 그쳤다. 3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친 선수는 김혜성(2회) 뿐이다.
특히 18일 한화 전 패배는 타선의 책임이 한층 도드라진 패배였다. 투수진은 거듭된 위기에도 단 2점으로 선방했다. 3회에는 무사 2,3루를 1점으로 막아냈고, 7회에도 무사 만루 상황에서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선발 매치업은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이자 11승 투수 에릭 요키시와 스무살의 2년차 투수 김이환이었다. 한화는 올시즌 최하위팀인데다, 최근 코로나19 후폭풍으로 엔트리 충원을 하지 못해 1군 전체가 지쳐있었다. 주장 이용규가 근육 파열로 4주 아웃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한화는 요키시를 상대로 3자범퇴를 3차례 당했다. 삼진도 7개나 빼앗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에 달했고, 위력적인 커브와 체인지업이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를 춤추게 했다. 3회 무사 2,3루, 7회 무사만루의 찬스에 각각 1점밖에 뽑지 못했다.
하지만 키움 타선의 집중력 부족이 더욱 심각했다. 이날 키움은 2번 타자로 나선 김혜성이 2번이나 2루타를 쳤고, 4회에는 김웅빈이 도루에 이은 폭투로 3루까지 진출했다. 5회에는 한화 선발 김이환의 제구력이 무너지면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2개나 헌납, 1사 만루의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하지만 단 1점도 따내지 못했다.
특히 김하성 이정후, 에디슨 러셀로 구성된 키움 중심타선이 심각했다. 세 선수의 배트는 번번이 허공을 갈랐다. 적시타는 커녕 단 한번의 출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강재민 윤대경 박상원 정우람을 주축으로 하는 한화의 불펜은 KBO 10개 구단 중 9월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철벽'이다. 그 위명은 이날도 빛났다. 윤대경은 5회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고, 강재민과 박상원은 평소보다 긴 1⅔이닝, 1⅓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정우람은 후배들이 그려낸 그림에 확실하게 마지막 점을 찍었다.
앞서 손혁 키움 감독은 "이정후와 김하성이 해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격감이 좋은 김혜성을 2번으로 전진배치한 선택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하지만 박병호가 빠진 자리를 메워야하는 이정후와 김하성의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러셀은 여전히 외국인 타자답지 않은 타격만 보여주고 있다. 손혁 감독의 시름은 점점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