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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넣을 선수' 잃은 부산,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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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골은 누가 넣나."

올해 1부리그로 복귀한 부산 아이파크가 정규리그 막판 겹치기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부산은 16일 강원과의 K리그1 21라운드에서 1대2로 패하면서 자력으로 상위그룹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4시즌 간 2부리그에 머물다가 힘겹게 승격한 데다 객관적 전력으로 볼 때 부산이 승격 첫해에 상위그룹을 노렸다는 건 너무 높은 눈높이였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꿈은 꿀 수 있기에 상위그룹을 바라봤다. 이제 정규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한 자릿수 순위"를 목표로 잡겠다고 했다.

또다시 강등을 걱정하는 '참사'만큼은 피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 하위팀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승점 18점으로 3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파이널라운드로 접어들면 더 치열한 강등 회피 경쟁이 불보듯 뻔하다. 승점을 조금이라도 벌어놓은 채 파이널라운드를 맞이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인데 하필 22라운드 상대가 전북이다. 현재 부산의 베스트 전력을 가동해도 부산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승부다.

설상가상으로 부산은 핵심자원을 줄줄이 잃었다. "골은 누가 넣나"라는 신음소리가 나올 만하다. 조 감독은 "전북과의 22라운드에서 이정협과 김 현을 기용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이정협은 지난달 29일 수원과의 18라운드 도중 허리 부상을 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인천과의 20라운드에서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지만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받았다.

잠깐 출전하는 동안 통증이 재발한데다 부상 트라우마 때문인지 이정협의 몸놀림이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전에서 이정협을 대신해 선발 출전했던 김 현마저 쓰러졌다. 허벅지 뒷근육이 파열된 김 현의 현재 상태는 올 시즌을 마감해야 할 상황이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이동준은 강원FC전에서 경고를 받은 바람에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이정협과 이동준은 올 시즌 부산의 핵심 득점원이자 어시스트 메이커였다. 부산의 총 21골 가운데 이정협(6골)과 이동준(3골)이 절반 가까이 넣었고, 총 16개 도움에서도 이정협(2개), 이동준(4개)의 몫이 컸다.

김 현은 부상에서 회복한 뒤 골 감각을 회복하며 이정협의 요긴한 백업자원으로 출전시간을 늘리는 중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1명 부족한 채 시즌을 치르고 있는 부산은 토종 공격자원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었는데 이들이 빠졌으니 이보다 더한 악재가 없다.

결국 '실낱같은(?)'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내내 '계륵'같은 존재였던 외국인 공격수 빈치씽코다. 지난 강원전에서 50일 만에 선발 출전한 빈치씽코는 헤더 슈팅을 골대에 맞히는 등 올 시즌 출전 경기 가운데 가장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11경기 동안 공격포인트가 1개도 없는 빈치씽코가 유일한 희망이 됐다.

도움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김병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동준의 결장으로 인해 측면 공격수 김병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

스포츠라는 게 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골 넣을 자가 없다"고 울상이던 부산 관계자들이 "터질 때가 오지 않겠나"라며 다시 두 손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