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가을의 기적이 시작됐다. 9월 12승4패. KT 위즈가 무서운 상승세로 공동 3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KT는 18일 수원 구장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를 5대4로 꺾었다. 만만치 않은 접전이었지만 KT의 뒷심이 더 강했다. 1회말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4점을 먼저 뽑은 KT는 이후 불펜진이 흔들렸다. 마무리 김재윤은 9회 4-4 동점을 허용했고,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연장 10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친 KT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1회말 배정대가 긴 승부를 끝내는 '굿바이' 홈런을 터뜨리면서 KT는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두산과의 이번 2연전을 모두 이긴 KT는 최근 3연승을 질주했다. 2연전 전까지 5위였던 KT는 17일 단독 4위 등극에 이어 이날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3위 LG 트윈스가 같은날 롯데 자이언츠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KT가 승률까지 같은 공동 3위를 기록하게 됐다.
KT가 시즌 도중 3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창단 이후 처음이다. 시즌 극초반 순위가 엉키면서 3위를 기록한 적은 있어도 초반기를 지난 이후 3위에 오른 것은 최초다. 이미 전날에 단독 4위가 됐을 때도 후반기 4위는 처음이었다. 매 경기 승리를 쌓을 때마다 최초 기록을 늘려가는 KT다. 2015년 첫 1군 진입 이후 3년 연속 꼴찌 그리고 이듬해 9위를 기록했던 KT는 '만년 하위권'이라는 이미지로 설움을 겪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선수들의 끈끈함이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시점에서 더욱 빛이 난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가 만드는 기적과도 같은 가을이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 소형준이 5이닝을 잘 막아주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했고, 초반 장성우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특히 배정대는 공수에서 맹활약 하며 경기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까지 집중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KT는 인천으로 무대를 옮겨 SK 와이번스와 주말 2연전을 펼친다. 다음주에는 롯데-KIA-LG로 이어진다. 특히 5강 싸움이 걸려있는 KIA, LG와의 4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 굳히기가 가능할 수도 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