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발 2년차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이 17일 잠실 LG전 등판을 끝으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이날 경기까지 서준원을 선발 기용하고, 잔여 일정에선 불펜에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준원이 비우는 선발 로테이션은 이승헌이 채운다. 이승헌은 20일 사직 NC전에서 선발 등판에 나선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서준원은 데뷔 첫 해 1군에 진입해 불펜에서 출발했으나 선발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97이닝을 던져 4승11패, 평균자책점 5.47을 기록했다. 부진한 팀 성적과 마운드 붕괴로 기회를 얻었던 그는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에는 개막시리즈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97이닝을 던져 7승5패,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했다.
2년차 성적표에 '만족'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어려운 게 사실. 기복을 반복한 게 가장 아쉬웠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호투를 펼친 뒤 난타를 당하는 경기를 반복했다. 지난해에 비해 사구 비율을 줄이기는 했으나, 노련한 컨트롤이 부족했던 점도 아쉬웠다. 150㎞에 달하는 직구는 위력적이었지만, 힘으로만 타자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인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마운드 위에서 여유를 찾았고, 전담 포수로 나선 정보근과의 호흡이 나쁘지 않았던 점은 그나마 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2년차에 접어든 투수인 만큼,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은 롯데가 기대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 서준원의 투구를 130이닝 안팎에서 관리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데뷔 첫 해부터 100이닝에 가까운 투구를 했던 그가 피로누적으로 부상 등의 변수에 빠질 것을 우려한 조치. 적절한 관리를 통해 꾸준히 발전 가능성을 이어간다는 포석이다. 롯데가 서준원을 바라보는 눈은 지난 두 시즌 간의 결과물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좀 더 맞춰져 있다. 서준원이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올 시즌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