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지난해 KBO리그 MVP를 차지한 뒤 빅리그에 재도전한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 미국 무대 복귀 첫 해 꽤 고전하고 있었다. 중대 갈림길에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선발 맞대결을 했고, 기분좋게 반등했다.
린드블럼은 15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선발로 뛰다 불펜으로 강등됐지만 더블헤더 선발부족을 틈타 선발로 복귀했다.이날 린드블럼은 5이닝 3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을 6.06에서 5.26으로 낮췄다. 밀워키가 빠르게 불펜 승부수를 띄우면서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다. 선발 전환 후 첫 경기 완벽투는 큰 수확이었다. 이날 밀워키는 세인트루이스를 8회 승부치기 끝에 2대1로 제압했다. 향후 선발 기회 재부여 가능성도 있다.
이날 김광현과 린드블럼의 맞대결은 흥미로웠다. 둘은 지난해까지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2015년 KBO리그에 입성한 린드블럼은 5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를 거치면서 130경기에 등판, 63승34패, 평균자책점 3.55를 마크했다. KBO에서 2017년 메이저리그로 유턴했다가 다시 KBO로 돌아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지난 시즌에는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커리어하이를 찍고, 밀워키와 3년 912만5000달러에 사인했다.
KBO리그에선 김광현과 린드블럼은 4번 만났다. 2016년 세 번 맞대결을 펼쳤고, 김광현이 2승, 린드블럼이 3패를 떠안았다. 2019년 4월 16일 잠실 SK-두산전에선 김광현이 승패없이 6이닝 2실점, 린드블럼은 7이닝 2실점으로 첫 맞대결 승리를 따냈다.
올해 린드블럼은 부침을 겪었다. 시즌 초반 선발 한 자리를 꿰찼지만, 부진하면서 불펜으로 강등된 바 있다. 앞선 선발 7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46에 그쳤다. 불펜으로 나선 2경기에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다소 반등, 재차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날 린드블럼은 위력적인 컷패스트볼(커터)로 쉽게 이닝을 지워갔다. 패스트볼과 커터 위주의 투구를 했고, 커브로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1~3회 단타 1개씩만을 허용했다. 한 번도 득점권 진루는 없었다. 4회와 5회는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안정감이 돋보였다.
린드블럼은 이날 호투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본인으로선 매 경기가 중요한 등판이다. KBO리그에선 최고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린드블럼은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8경기에 선발 출전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이날 자신을 둘러싼 여러 물음표를 지웠다. 많은 한국팬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임팩트 있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후 김광현은 "린드블럼이 오늘 잘 던졌고, 나 또한 좋은 피칭을 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오는 선수들이 이곳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