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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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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배우 오인혜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향년 36세.

15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인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오인혜가 사망했다.

오인혜는 앞서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때 호흡과 맥박은 돌아왔으나 의식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인혜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인과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최초 신고를 한 오인혜의 친구와 가족 진술을 토대로 사망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인혜는 2011년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로 데뷔해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설계'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만료 후 홀로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SNS에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해왔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오인혜'에 일상, 패션, 뷰티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영상을 올렸다. 특히 항상 영상 아래에 구독자들이 단 댓글에는 '좋아요'를 눌러 팬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오인혜는 친오빠의 결혼식 현장을 유튜브 영상으로 올리며 애틋한 남매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혼식 후 오빠와 새언니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며 "행복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오인혜는 "제 유튜브 영상 중 제일 많이 봐주신 영상이 저희 오빠 결혼식 영상이다.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유튜브 채널 '근황 올림픽'에 출연해 지난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입었던 빨간 드레스에 얽힌 에피소드부터 최근 활동 등에 대한 다양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인혜는 9년 전 노출 드레스로 화제가 됐던 것에 대해 "어깨 끈이 꼬인 형태라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시키기 위한 양면테이프가 붙지 않았다. 혹시나 끈이 내려가면 큰일 나니까 몸에 딱 붙게 하기 위해 끈을 더 꼬았는데 그게 나중에는 앞치마처럼 되어서 노출이 더 심해졌다"며 "보통 '시상식'하면 김혜수 선배님이 딱 떠오르지 않냐. (드레스를 보고) '당당하다', '멋있다'라고 받아들여 주실 줄 알았다. 그런데 신인배우가 그렇게 나온 것에 대해서 관객들과 대중들이 보기 불편하셨던 것 같다. 거기까진 생각을 못 했다. 만약에 그때로 돌아간다면 수위를 조금 낮췄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그 이미지가 활동에서 제약이 됐을 것 같다는 질문에 오인혜는 "그 이미지로 제가 몇 편의 작품은 찍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다른 이미지로서 찍을 수 있는 캐릭터가 들어오지 않았다. 노출도 있어야 하고, 맨날 팜므파탈 역이었다. 그런 똑같은 캐릭터가 들어오는 게 지쳤던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가장 힘든 부분은 어떤 점이냐는 질문에는 "'요즘에는 왜 활동 안 해요?' 이 말이 힘들다. 저도 나가고 싶은데. 그러다 보니 사람들 만나고, 부모님께 연락하는 것도 싫었다. 그런데 그런 시기를 지금은 넘겼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괜찮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지금은 작거나 마음에 안 드는 역할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거다"라고 연기자로서 각오를 다졌다.

오인혜는 최근 유튜브에 새로운 프로필 촬영하는 모습을 공개,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사망 직전인 13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랜만에 주말 서울 데이트. 출발. 모두 굿 주말"이라는 글과 함께 밝은 표정의 셀카를 공개했기에, 그녀의 사망 소식은 더욱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한편 오인혜의 빈소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이다.

jyn20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