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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US오픈 우승...세대 교체 신호탄인가, 운이 좋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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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세대 교체의 신호탄인가, 운이 좋았던 걸까.

오스트리아 도미니크 팀(27·세계랭킹 3위)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독일의 알렉산더 츠베레프(23·세계랭킹 7위)를 3대2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팀은 첫 두 세트를 츠베레프에게 내줬지만, 불굴의 의지로 나머지 세 세트를 모두 따내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누가 이기더라도 의미가 있는 우승이었다. 왜냐하면 오랜만에 테니스 '빅3'외 우승자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남자 테니스는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33·세계랭킹 1위) 스페인 라파엘 나달(34·세계랭킹 2위) 스위스 로저 페더러(39·세계랭킹 4위)가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컵을 나눠가진 지가 오래됐다. 지난 십수년을 이 세 사람이 주름잡고 있다. 팀이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게, 2016년 스탄 바브린카(스위스) 이후 4년 만에 처음 '빅3' 외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탄생한 것이라고 하니 '빅3'의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이 세 사람의 나이가 3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제압할 상대들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의 희망이었던 앤디 머레이 같은 선수들이 잠시동안 대항마로 나오기는 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는 20대 패기 넘치는 선수들의 희망을 보여줬고, 팀이 US오픈 첫 우승으로 서막을 알리는 듯 보인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츠베레프도 탄탄한 기량을 바탕으로 이들을 위협할 후보군으로 꼽힌다. 러시아 다닐 메드베데프(24·세계랭킹 5위), 그리스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2·세계랭킹 6위)도 '빅3' 해체를 이끌 주역들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 메이저 대회를 제패할 선수들로 성장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팀의 이번 우승에는 운이 조금 따랐다. 우승 후보 조코비치가 16강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실격패를 당하며 조기 탈락한 게 컸다. 여기에 나달이 코로나19 관련 문제로 대회에 불참했고, 페더러가 무릎 부상으로 쉬어갔다. 만약 이들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뛰었다면 팀에게 우승 기회가 돌아갔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그래서 돌아오는 또 다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오는 28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조코비치 뿐 아니라 나달이 참가한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의 '신'이다. 페더러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지만, 신예들이 우승하려면 결국 조코비치와 나달을 넘어서야 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역시"라는 말이 나올 게 뻔하다.

희망도 있다. 특히 팀의 경우 나달에 이은 새로운 클레이 코트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US오픈 우승의 자신감으로 프랑스 오픈에서까지 사고를 친다면 전정한 세대 교체 신호탄이 쏴졌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