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린 항상 치고 올라가려고 하는데 애들이 안치네."
두산 베어스는 답답하다. 많은 안타를 치면서 상대를 절벽 끝까지 밀어 부치지만 끝내 떨어뜨리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 기회를 주게되고 승리를 얻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진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파괴력이 떨어진 타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금 우리팀을 보면 페르난데스나 허경민 등 다들 타율이 높은데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강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서 "선수들간에 기복이 있다. 폭발력이 상대를 압도할 정도가 아니라고 할까. 올시즌엔 타선에서의 무게감이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 없었다"라고 했다. 그런 이유 중 하나로 중심타선을 꼽았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오재일과 김재환이 홈런 등 장타가 예전보다 부족해서 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두산은 돌아와서 전력을 강하게 해줄 선수가 별로 없다. 현재가 사실상 베스트 전력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치고 올라가야 하지만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예년보다는 떨어진 느낌이다.
김 감독은 14일 키움전에서는 타순에 변화를 줬다. 최근까지 2번 호세 페르난데스-3번 오재일-4번 김재환-5번 최주환으로 구성했으나 이날은 2번 최주환-3번 페르난데스-4번 김재환-5번 오재일로 바꿨다. 전날 4안타의 빈타를 쳐서 타순을 바꿔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뜻도 있지만 짜임새 있는 타순을 만드려는 김 감독의 의도도 있었다. 최근 최주환과 오재일이 부진한 것도 한몫했다. 오재일은 9월 타율이 2할8푼6리(28타수 8안타)로 나쁘지는 않지만 최근 3경기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최주환은 9월에 타율 2할4푼1리로 좋지 않았다.
이날 타순 조정은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었다. 2번으로 올라선 최주환은 4타수 3안타 1득점 볼넷 1개로 4번이나 출루해 테이블세터로서 맹활약을 펼쳤고, 5번으로 나온 오재일도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좋았다.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이 1안타씩을 치면서 공격의 흐름이 이어지지 못했다. 찬스에서의 무기력증도 여전했다. 2회초 2사 1,3루, 4회초 2사 1,2루, 5회초 1사 2,3루, 9회초 2사 만루, 10회초 1사 1,3루 등의 좋은 기회에서 기다린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키움과 접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두산은 득점권에서 15번의 기회를 맞아 12타수 2안타로 득점권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다. 2회초와 9회초에 나온 두번의 도루 실패도 공격의 맥을 끊는 아쉬운 플레이였다. 두산이 답답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은 아쉽게 12회 연장 끝에 6대6 무승부로 힘만 뺐다.
두산의 마운드는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선발에 크리스 플렉센이 돌아왔고, 함덕주가 힘을 보태고 있다. 대체 선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승진이 불펜에서도 좋은 피칭을 이어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마무리로 돌아선 이영하가 아직 불안한 구석이 있지만 그래도 버티는 힘을 가지고 있다. 타선만 지난해같은 집중력을 보인다면 충분히 1위 싸움을 해볼만하다. 지난해 9게임차도 뒤집은 두산이기에 4게임은 분명 사정권 안에 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