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현장리뷰]박건하 데뷔전 망친 한승규…서울 2대1 승→슈퍼매치 18G 무패

by

[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이 수원 삼성의 천적임을 다시 입증했다.

서울은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통산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한승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 승리를 거뒀다. 전반 6분 조성진의 자책골로 먼저 앞서간 서울은 19분 염기훈에게 페널티 골을 내줬으나, 후반 15분 한승규의 중거리 포가 골망을 흔들면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리그 4경기 만에 찾아온 승리로 상위 스플릿 진출 가능성을 열었다. 동시에 슈퍼매치 무패기간을 5년 3개월, 18경기(10승 8무)로 늘렸다. 수원은 '레전드' 박건하 감독을 선임하며 변화를 모색했으나, 이날 패하며 더 압박받는 처지에 놓였다.

양팀 감독은 스쿼드에 변화를 줬다. 홈팀 서울의 김호영 감독대행은 지난 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과 비교할 때 필드 플레이어 절반을 바꿨다. 베테랑 고요한 윤영선 주세종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박주영을 다시 벤치로 내렸다. 김 대행 체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수비형 미드필더 김원식은 경기 이틀 전 당한 부상으로 제외됐다. 그 자리를 근 2달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오스마르가 메웠다. 기성용은 이날도 벤치에서 출발.

박건하 신임감독은 기존 스리백 전술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스리백과 측면 수비수, 중앙 미드필더는 전 경기와 동일하게 투입하고 전방 스리톱만 손을 봤다. 염기훈과 크르피치가 3경기 만에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은 신예 김태환에게 맡겼다.

초반 원정팀 수원의 기세가 매서웠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서울을 당황케 했다. 경기 시작 47초만에 김태환이 박스 안 우측 지점에서 왼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반대편 골대에서 터져나왔다. 전반 6분 미드필더 정현철이 달려 들어가는 조영욱을 확인한 뒤, 전방 빈 공간을 향해 패스를 찔렀다. 조영욱은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골 에어리어를 향해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보냈다. 정한민이 공을 마중나오는 상황. 수원 수비수 조성진이 다급하게 달려와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골망을 흔들고 말았다.

16분 오스마르의 왼발 프리킥이 우측 골대 밖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기회 뒤에 위기가 찾아왔다. 19분 서울 진영 스로인 상황. 문전을 길게 날아온 공을 정현철이 헤딩 클리어링한다는 것이 옆으로 흘렀다. 이를 김태환이 가슴 트래핑하자마자 잔디 위로 고꾸라졌다. 주심은 뒤늦게 따라붙은 정한민이 푸싱 파울을 범했다고 판단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페널티 포인트를 찍었다. 키커는 염기훈. 염기훈은 양한빈을 완벽히 속이고 침착하게 득점했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이 골로 염기훈은 수원 입단 이후 원클럽 70-70(70골 11도움·358경기) 금자탑을 쌓았다.

수원은 동점골을 넣은 직후에 교체카드 한장을 소진했다. 조성진이 다리에 통증을 느껴 교체를 요청했다. 조성진은 자책골에 이어 이른 시간 교체되며 아쉬움 속에 슈퍼매치를 마쳤다. 이상민이 대신 투입됐다. 전반 28분 오스마르의 전진패스를 건네받은 한승규가 감각적인 턴 동작으로 슈팅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상대 수비수 다리에 맞고 높이 솟구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1-1 무승부로 끝났다.

후반, 서울 쪽에서 먼저 승부수를 꺼냈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 콤비' 박주영과 기성용이 각각 윤주태, 정한민과 교체돼 들어갔다. 기성용은 오스마르의 중원 파트너로 나섰고, 정현철이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로 올라갔다. 박건하 감독도 후반 7분 크르피치를 빼고 김건희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기성용 투입 직후 서울의 볼 점유율(45~60분)은 74%까지 점프했다. 공을 잡고 기회를 노리는 시간이 늘었다는 뜻. 후반 12분 한승규가 때린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전반 28분과 후반 12분 연이은 슈팅을 예열을 마친 한승규는 기어이 골맛을 본다. 15분께 박스 외곽 좌측 대각선 지점에서 골문 우측 상단을 노리고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발을 떠난 공은 수원 수비수 장호익의 등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점점 과열 양상으로 진행되는 경기. 박 감독은 후반 20분 염기훈 대신 한석희를 투입하는 것으로 이날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었다. 후반 중후반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원하는 골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서울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