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삼성 박건하 신임감독이 데뷔전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봤다.
수원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통산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1대2로 패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다. 전술적으로 변화를 주면 혼란을 줄 수 있단 생각에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3-4-3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선수들이 의욕은 있었지만, 체력적으로 부족했다. 조성진이 부상으로 일찍 교체되면서 후반에 계획했던 공격 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 점이 아쉽다"고 패인을 밝혔다.
수원은 전반 6분 조성진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전반 19분 염기훈이 페널티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후반 15분 한승규에게 중거리 포를 허용하며 결국 패배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서울전 무승 기간이 5년 3개월, 18경기(8무 10패)로 늘어났다.
경기를 앞두고 수원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수원이 계속해서 승리를 하지 못하다 보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서울에 이기면 반등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뒷심이 부족했다. 슈퍼매치에 패한 것에 대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2연패를 당하며 강등 위기가 고조된 수원은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이틀 뒤인 16일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박 감독은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강등된 수원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상상해본 적 없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팬들과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이겨내야 한다. 이겨나갈 거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수원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라 부임하기 전 고민이 많았을 것이고, 주변의 만류도 있었을 것인데, 지휘봉을 잡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묻는 말에 "수원의 위기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수원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헨리 타가트 고승범 등 부상자가 많다. 하지만 포항전이 반등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