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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아버지는 50홈런, 난 호타준족" KBO 겨냥한 '심정수 아들' 심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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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50홈런을 칠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15~20홈런은 가능하지 않을까. 스피드 하나는 자신있다."

겉보기엔 '헤라클레스'의 아들처럼 보이지 않았다. 1m80, 78kg의 탄탄한 체격. 대신 공을 낚아채는 듯한 강렬한 손목 힘이 돋보였다.

'심정수 아들' 심종원은 KBO리그에서 뛸 수 있을까. 심정수는 1994년 OB(현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 현대와 삼성을 거쳐 2008년 은퇴하기까지 통산 타율 2할8푼7리, 328홈런 1029타점을 기록한 레전드 타자다. 커리어하이였던 2003년에는 53홈런 142타점으로 이승엽(56홈런)과 홈런왕 경쟁을 벌인 KBO 대표 거포다.

심종원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여했다. 오는 12월 애리조나 크리스천대 졸업을 앞두고 KBO리그에 도전한 것. 최근 두 시즌 동안 84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9홈런 74타점 18도루의 전천후 선수다운 기록을 냈다.

아버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늘씬하지만, 군살없이 잘 다져진 몸이 돋보였다. 그는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훈련하며 이번 드래프트를 준비해왔다.

심종원은 "타격에서 너무 보여주려다 힘이 많이 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야구인 2세'로서의 공감대 때문인지, '김기태 아들'김건형과 붙어다니며 담소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처음 본 사이다. 제가 말이 많은 편이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웃었다.

"50홈런 칠 타자는 아니다. 15~20홈런 가능할 것 같다. 외야수로서 수비가 좋고, 주루플레이나 도루로 득점을 도울 수 있는 선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한편 "미국에서도 KBO리그는 항상 챙겨봤다"고 강조했다.

야구는 대구에 살던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다. 원래 오른손 타자였지만, '발이 빠르니 왼쪽으로 쳐봐'라는 코치의 조언에 좌타자로 변신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던 아버지, 그리고 이승엽을 보며 자랐다. 12살 때 미국으로 간 뒤에도 야구를 계속했다. 고교 시절에는 미식축구 러닝백으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심종원은 "야구해야되니까 거절했다. 다치면 안되니까"라며 웃었다.

심종원은 "제가 야구를 하고 싶어하자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다. 배팅볼도 던져주고, 타격 자세도 잡아줬다. 오늘 아침 영상통화로 '연습이라 생각하고 자신감있게 최선을 다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두 동생도 함께 야구선수를 꿈꾸는 '야구 가족'이다. 심종원은 "야구 얘기 한번 터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는다"며 웃었다.

"롤모델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다. 전부터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력있는 선수라고 느꼈다. 저도 과감하게 뛰는 스타일이다."

이날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8명의 선수들은 오는 21일 열리는 2021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입단을 노크하게 된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