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의 자존심,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응씨배 8강에 올랐다.
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 16강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 판팅위 9단에게 32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던 박정환 9단은 중국 자오천위 8단에게 312수 만에 흑 불계패해 탈락했고, 안성준 8단도 일본 이치리키 료 8단에게 221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응씨배 첫 도전을 16강에서 멈췄다.
중국은 타오신란 8단이 전기대회 우승자 탕웨이싱 9단의 발목을 잡았으며, 커제ㆍ구쯔하오 9단과 셰커ㆍ자오천위 8단 등 5명이 8강에 올랐다. 일본은 이치리키 료 9단이 홀로 남아 자존심을 지켰고, 대만은 쉬하오홍 6단이 일본 쉬자위안 8단에게 승리해 대만 사상 처음으로 응씨배 8강에 이름을 올렸다.
8강 진출자 중 커제 9단을 제외한 7명의 선수는 이번 대회가 응씨배 첫 출전이다. 커제 9단은 응씨배 첫 출전이던 지난 대회에서 박정환 9단에게 패하며 8강에 그쳤다.
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은 10일 하루 휴식을 갖고 11일 오전 11시부터 8강을 통해 준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8강전에서 신진서 9단은 구쯔하오 9단과 맞대결을 펼친다. 상대전적은 구쯔하오 9단이 4승 3패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이 외에도 타오신란 8단 vs 이치리키 료 8단, 커제 9단 vs 셰커 8단, 쉬하오홍 6단 vs 저오천위 8단이 맞붙는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달러(한화 약 4억 75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달러다. 제한시간은 3시간이며 초읽기 대신 추가시간 20분이 주어진다. 추가시간 사용 시 1회당 벌점 2집이 공제(총 2회 가능, 3회는 시간패)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