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레전드' 박건하(49)가 감독이 되어 빅버드로 돌아온다.
수원이 8일 박건하 전 서울 이랜드 감독을 제6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 7월 이임생 전 감독 자진사퇴 이후 수석코치였던 주승진 대행체제로 팀을 이끌던 수원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현재 강등권인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가 3점으로 줄어들며 위기감이 고조되자 결국 '정식감독 선임' 카드를 빼들었다.
구단은 애초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 주 대행이 P급 강습회 수강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를 대비해 투 트랙 전략을 썼다. 대한축구협회 심사를 거쳐 강습회 신청 명단에 포함되면 올 시즌을 주 대행 체제로 지속하는 게 첫 번째,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새로운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게 두 번째 옵션이었다. 구단 내부에선 수원 유스팀을 두루 거친 주 대행에게 신뢰를 보냈지만, 최근 리그 8경기에서 단 2승(1무5패)에 그치며 하위권 탈출에 실패하자 결국 후보 1순위에 올려뒀던 박 신임감독을 선임하기에 이르렀다.
박 신임감독은 1996년 창단멤버로 수원에 입단해 2006년까지 수원에서 리그 292경기 출전, 44골 27도움을 기록했다. 수원 입단 후 2000년 가시와 레이솔에서 잠시 활약한 기간을 빼면 수원에서만 활동한 레전드다. 골을 넣은 뒤 옷깃을 세우는 세리머니로 홈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06년 은퇴한 박 신임감독은 매탄고 감독과 수원 2군 코치를 지내며 수원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2011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 중인 '홍명보호' 합류를 위해 팀을 떠난 뒤 국가대표팀 코치, 서울 이랜드 감독, 상하이 선화 코치 등을 지낸 뒤 9년여 만에 수원으로 돌아왔다. 구단은 수원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에 깔려있고, 대표팀과 프로 무대 지도 경험을 두루 갖춘 박 신임감독을 적임자로 봤다. 박 신임감독은 팀이 역대급 위기에 빠진 현실을 못 본체 할 수 없었다.
박 신임감독은 선수단과 가벼운 인사를 마친 뒤 '박건하 색깔' 입히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13일 상암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20라운드)를 통해 수원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