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은 지난 4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여성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행사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몸속에 100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뜻한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이들 장내 미생물이 비만, 당뇨, 아토피 등 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과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제2의 게놈' 혹은 '제2의 뇌'로 불린다.
'질병의 열쇠'인 마이크로바이옴은 의학적으로 질환 진단, 치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일례로, 이대목동병원 김영주 교수팀(산부인과)은 산모 혈액 내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조산을 예측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조산한 산모와 만삭으로 출산한 산모 각 20여명을 대상으로 혈액을 수집해 연구한 결과, 조산 산모와 만삭 분만 산모의 박테리아 수와 구성이 다른 점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산모 혈액 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조산을 예측할 수 있다면 빠른 의학적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김영주 교수를 비롯해, ▲ 유방외과 문병인 교수(마이크로바이옴과 유방암) ▲ 소화기내과 문창모 교수(대장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 ▲ 비뇨기과 김광현 교수(비뇨기암에서 소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 연구진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 바이오웨이브w 박순희 대표(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계 조절) ▲ 천랩 김병용 연구소장(임상의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해석) 등 산학 협력 기업들의 연구발표도 이어졌다.
축사에서 유경하 이화의료원장 겸 이화여대 의무부총장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여성'과 학계의 중요한 키워드인 '마이크로바이옴'이 융합된 주제를 선정한 의미가 남다르다"며 "심포지엄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가 사업화, 실용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은희 이화의료원 연구진흥단장은 "인류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함께 진화했고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학자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