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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떠난 김진수의 자리는 '빅 홀'이었다, 2연패 전북 비상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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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국가대표 풀백 김진수(28·알 나스르)가 떠나자마자 친정팀 전북 현대에 연패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K리그 4년 연속 정상을 노리는 전북 구단에 비상등이 켜졌다. 김진수의 이탈을 반대했던 전북 구단은 선수의 미래를 위해 결국 이적을 허용했지만 전력 누수는 바로 패배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강팀이라도 '성적'과 '돈'을 동시에 추구하는 게 정말 어렵다. 울산 현대가 좋은 페이스로 달려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 구단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할만하다"고 말한다.

전북 구단이 왼쪽 풀백 김진수의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이적을 허용하면서도 팀 전력 누수에 대한 고민은 깊었다. 당시 구단 경영진은 "김진수는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만류했고,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여름 추가 등록 문이 닫혔고, 더이상 전력을 보강할 수 없다. 그렇지만 구단은 선수의 강한 의지를 수용했다. 이제 남은 선수들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가 빠지면서 생긴 전력 공백을 지금 시기에서 대신 채우기는 불가능하다는 걸 구단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공백이 너무 확연히 금방 드러났다는 점이다. 전북은 김진수의 이적을 발표했던 8월 30일 홈 강원전에서 1대2로 졌다. 그리고 9월 5일 성남 원정 경기서 0대2로 완패했다. 이 2연패 과정에서 김진수가 빠진 왼쪽 풀백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물론 패배의 모든 책임이 그곳에 있다는 건 아니다. 공교롭게 김진수의 역할을 대신한 이주용이 상대 공격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점도 있다. 공격수 출신 이주용은 수비 위치를 잡는데 익숙지 않았고 또 물러서다가 무너졌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도 있고, '잘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도 작용한 듯 보인다.

전북 구단은 이 문제를 풀어야 울산과 끝까지 우승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5일 현재 전북의 승점은 41점서 제자리 걸음했다. 한 경기를 덜한 선두 울산(승점 45)과의 승점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앞으로 전북은 8경기가 남았고, 울산은 9경기가 남았다. 전북 구단에 여전히 역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울산도 2019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매 경기 정신 무장을 하고 있다. 울산은 작년 마지막 경기서 포항에 1대4로 대패해 다득점에서 한골차로 밀려 전북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넘겨주었다.

전북 사령탑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출신)은 2연패로 주춤했지만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주용을 탓하지 않았고, 훈련을 통해 계속 보완하겠다고 했다. 현재 이주용과 최철순 외에는 이렇다할 다른 대안이 없다. 또 수비에서 구멍이 생긴 이상 공격적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도 있다고 했다. 전북은 7월 공격수 구스타보와 윙어 바로우 영입 이후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베테랑 이동국(전북)도 훈련을 재개해 복귀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전북은 지난 2년 동안 여름과 겨울 이적 시장 때마다 미드필더 이재성(홀슈타인 킬), 센터백 김민재(베이징 궈안), 공격수 김신욱(상하이 선화), 윙어 로페즈(상하이 상강) 그리고 이번에 김진수까지 해외로 떠나보냈다. 이적료로 총 230억원(추정) 이상을 벌었고, 또 상위권에서 우승 경쟁을 계속 이어갔다. 선수를 팔 때마다 위기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번 김진수 공백은 시점이 좋지 않아 더 큰 위기감로 다가오고 있다. 물이 엎어진 상황이라 그 물을 주워담을 수는 없다. 모라이스 감독과 그를 돕고 있는 김상식 코치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또 전북 선수들은 이제 한두번 더 실수를 하면 올해 리그 우승 트로피와는 영영 인연이 없어질 것 같다.

김진수는 이적이 결정된 그날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북은 나 하나 없다고 우승 못하는 그런 팀이 아니다. 형들에게 올해도 꼭 우승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떠났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