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벌써 시즌의 3분의 2가 지나간 2020시즌. 이쯤이면 대부분 팀들의 전력은 완성돼 있다. 부상 선수가 없다면 마운드에선 선발, 중간, 마무리의 정확한 보직이 나뉘어 있고, 야수들도 주전과 비주전이 구분돼 있다. 그런데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는 물음표 투성이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생긴 변화의 물결이 아직까지 높은 파도를 이루고 있다. 두산은 국내 선발인 이용찬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 선발이 필요했고,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으로 빠져 선발진이 불안했다. 거기에 이영하의 부진까지 겹쳤다. 마무리 함덕주도 부진과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웠다. 마운드가 불안하다보니 팀이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순위는 계속 내려가 어느새 KT 위즈와 공동 4위가 됐다.
이제 새 판을 짜고 있다. 선발 이영하와 마무리 함덕주가 서로 보직을 맞바꿨다. 이영하는 마무리로 2경기를 던졌고, 함덕주는 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나선다. 7월 16일 SK와이번스전서 타구에 맞아 발목 부상을 당했던 플렉센은 이제 복귀한다. 9일 잠실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에 선발로 나선다.
이승진 박치국 등 대체 선발로 간신히 메우던 선발진은 알칸타라-플렉센-유희관-최원준-함덕주의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된다. 마무리도 이영하로 확정된 상황이라 중간 역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함덕주의 선발로서의 성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김 감독은 6일 SK전에 앞서 "이영하는 시즌 끝까지 마무리로 가야할 것 같다. 하지만 함덕주는 2경기 정도 던지는 것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인 이승진이 있어 함덕주가 선발로서 부진할 경우 대체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9일 플렉센이 나올 때 60개 정도만 던질 수 있기 때문에 뒤에 이승진을 붙일 계획이다"라면서 "선발이 안정되면 이승진이 불펜으로 갈 수도 있다. 이승진은 워낙 직구 구위가 좋아 선발도 좋고 중간으로도 좋은 투수다"라고 했다.
"구상하고 있는게 많다보니 머리가 아프다"는 김 감독은 "이제 플렉센도 오고 하니 남은 시즌 치고 올라가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