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브루클린 네츠는 스티브 내시를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내시는 NBA 역사상 최상급 리딩 능력과 슈팅 능력을 지닌 전설적 포인트가드다. 2004~2005시즌부터 2연속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고, 네 차례 180클럽(야투율 50%, 3점슛 성공률 40%, 자유투 90%)을 기록한 괴물같은 슈터였다.
피닉스 선즈 시절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2대2 공격은 NBA 역사에서도 꼽을 정도의 명품 공격.
감독 경험은 전무하다. 캐나다 대표팀을 맡기도 했지만, 단기였다. 소문난 축구광으로 터너 스포츠 축구 분석가로 일하기도 했다. 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육성 전문코치를 맡기도 했다.
브루클린은 다음 시즌이 상당히 중요하다.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이 있다. 재능있는 젊은 신예들도 많다 .올 시즌에도 듀란트와 어빙, 그리고 디안드레 조던이 없었지만, 동부 8강에 올랐다.
팀을 어떤 방식으로 짜느냐에 따라서 브루클린의 성적은 변수가 상당히 많다. 그런 기로에 놓여 있다.
그런데, 사령탑은 '생초보' 스티브 내시다. 선수로서는 레전드지만, 슈퍼스타가 명감독이 되지 못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과연, 어떻게 브루클린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일까. 그는 어떤 성향, 능력을 지녔을까.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슈퍼스타지만, 농구에서는 밑바닥부터 시작했고, 처절했다.
고교 시절 대학 진학을 위해 30개 이상의 팀에 편지와 전화를 보냈다. 평범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무명의 산타 클라라대학에 진학했다. 1996년 NBA 드래프트 15순위로 피닉스 선즈에 지명됐다. 당시, 제이슨 키드, 케빈 존슨, 샘 카셀 등 기라성같은 가드들이 많았다. 백업 롤도 받지 못하는 처지였다. 이후, 댈러스로 트레이드됐고, 등 부상도 입었다.
즉, 내시는 슈퍼스타의 '맹점'인 자신의 탁월한 재능때문에 '평범한 선수'의 실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육성을 위해 '평범한 재능'에 동화되어야 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평범한 선수에서 처절한 노력으로 슈퍼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내시는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고, 그가 현역 시절 가졌던 테크닉은 처절한 노력 끝에 나온 것이다. 즉, 그 과정에서 노하우를 잘 알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라자 벨은 CBS스포츠 인터뷰에서 '평범치 않은 고교, 대학 시절 이력 때문에 내시는 좋은 선생님이다. 그는 리더가 되고 싶어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선수들은 그를 따른다. 리그에서 내시를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벨은 피닉스 시절을 회상하면서 '내시는 진정 팀원들과 함께 했다. 선수들의 어려운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고, 아무도 하지 않을 일을 스스로 찾아서 했다'며 '경기 중에도 팀동료에게 패스가 들어간 뒤 실책이 나오면 자신의 잘못이라고 항상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리더십만큼은 완벽히 준비돼 있다.
브루클린 네츠 션 막스 단장은 ESPN과 인터뷰에 '내시는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라고 했다.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을 중심을 한 팀을 만들어야 하는 브루클린이다. 즉, 내시는 자신의 스타일을 중요시 하지 않는다. 오히려 듀란트와 어빙의 위력을 어떻게 하면 최고치로 올리는 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빙에 대한 섬세한 조언이 자연스럽게 가능하다고 했다.
라자 벨은 '어빙은 내시보다 훨씬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단, 내시는 어빙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슛을 하면 좀 더 효율적인 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역 시절 내시는 가장 효율적 농구를 구사했기 때문'이라며 '자연스러운 소통 방식으로 듀란트와 어빙의 리더십과 위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줄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학구열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EPSN과 인터뷰에서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을 멘토링할 수 있는 경험많은 코치와 함께 할 것이다. 초보 사령탑의 한계를 인정한다'고 했다.
라자 벨은 '내시는 분명, 골든스테이트 플레이북에서 듀란트의 가장 효율적 공격 동선을 가져오고,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엘빈 젠트리 감독이 쓴 패턴 분석을 통해 카이리 어빙의 효율적 동선을 체크할 것이다. 내시는 자연스럽게 그런 작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