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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핫포커스]'6전7기 11승' 알칸타라 지켜본 김태형 감독, 마음의 짐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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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잘 던지는데도 승운이 없으니까. 조급해질까봐 걱정했다. 어제 승리로 좀 풀린 것 같아 다행이다."

라울 알칸타라만 생각하면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절로 웃음이 난다.

평균자책점 4위(2.88), 다승 공동 3위(11승), 134⅓이닝(2위)을 소화중인 명실상부 두산의 에이스다. 지난 시즌 KBO리그 MVP를 차지한 뒤 미국으로 떠난 조시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다만 승리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 7월 21일까지 다승 1위를 질주하며 KBO리그 첫 10승을 달성한 알칸타라는 이후 무려 6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5경기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이었던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 전도 6이닝 4실점의 역투였다. 하지만 8월 한달간 승수는 '0'으로 끝났다.

그 사이 다승왕 경쟁자들이 차례차례 알칸타라를 앞질러갔다. 알칸타라의 승수가 '10'에 멈춘 사이,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는 어느덧 13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랐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가 12승,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이 11승으로 뒤따랐다.

다행히 알칸타라의 11승 도전은 42일, 6전 7기만에 끝났다. 알칸타라는 1일 한화 전에서 최고 구속 156㎞의 직구를 앞세워 7이닝 2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 9개를 따낸 반면 볼넷은 1개도 없었다. 올시즌 첫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도 뒤따랐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 11승을 했으니 좀 편안하지 않을까. 승운이 따르지 않아 걱정했는데, 속이 풀린 기분"이라며 미소지었다.

이날 승리로 알칸타라는 지난 8월 14일 잠실 KT 전 이후 무려 4경기에서 102명의 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단 1개만 허용했다. 올시즌 21경기에 선발등판했는데, 총 볼넷이 18개에 불과하다. 9이닝당 볼넷 수치는 1.21개. 압도적인 1위다.

김태형 감독은 "그만큼 자기 공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기특해했다. 이어 "승부를 하다가 볼넷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도망가다가 볼넷이 나오는 건 다르다"면서 "알칸타라는 힘으로 스트라이크를 따낼 줄 안다. 두산에 오면서 스스로의 공을 믿게 된 것 같다"며 에이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