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로베르토 라모스가 30홈런을 쳤다. 라모스는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서 5-4로 앞선 4회초 장쾌한 우중월 스리런포를 날려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다른 팀에겐 30홈런이 크게 와닿지 않겠지만 LG에겐 정말 큰 의미를 가지는 기록이었다. LG 선수로 30홈런을 친 타자가 이병규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병규는 1999년 딱 30개의 홈런을 쳤고, LG는 그 이전과 이후 아무도 30홈런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2000년 외국인 타자 스미스가 35홈런을 기록했는데 당시엔 삼성에서 20개를 친 뒤 트레이드로 LG에 와서 15개를 쳐서 이번 기록엔 포함되지 않았다.
라모스는 30홈런 소감을 묻자 "LG 프랜차이즈에서 역사를 이뤄 기쁘다"라면서 "이병규 타격 코치님이 이뤄내신 성과를 따라가서 기쁘다. 더욱이 오늘 경기를 승리하는데 도움이 돼 더 기뻤다"라고 했다.
이 코치로부터 30홈런 얘기를 들었다고. 라모스는 "얼마전 코치님이 30홈런-30도루를 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이 코치님이 큰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하는데 난 30도루는 힘들다"며 웃었다.
이 코치는 홈런을 친 라모스에게 "이제 우리 티 홈런 기록 타이다. 시즌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으니 더 좋은 기록을 계속 쌓아가자"라고 말했다.
8월에만 10개의 홈런을 치는 등 최근 다시 홈런포가 터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해왔던 것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지만 하던 것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코치는 라모스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라모스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 이 코치님이 오랜 선수 생활 동안 얻은 특별한 경험과 배팅에 대한 지식이 있는데 자주 나에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홈런 경쟁이 뜨겁다. 로하스도 이날 33호 홈런을 쳐서 둘의 차이는 3개를 유지했다. 라모스는 "로하스와의 홈런 경쟁이 재밌지만 홈런 경쟁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돕고 싶다"라고 했다.
이 코치는 자신이 키운 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깨는 것을 직접 보고 있다. 이제 제자는 그의 도움에 감사함을 표한다. 보기좋은 국내 코치와 외국인 선수의 모습이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