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청용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여유다. 감독이지만 많이 배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이 '블루드래곤' 이청용(32·울산 현대)의 여유를 극찬했다.
김 감독은 5년 전 인천 감독 시절부터 '분위기를 바꾸는 선수' 이청용의 영입을 열망했다. 지난 3월, FC서울과 우선협상권이 있는 이청용을 울산이 극적으로 데려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감독의 진심이 있었다.
김광국 울산 단장의 전폭적 지지속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성사된 이청용의 영입은 신의 한수였다. 실력과 멘탈을 두루 갖춘 베테랑, 이청용의 영입 이후 울산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우리에게 이청용이 있다'는 믿음은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지지 않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이청용이 볼을 잡으면 절대 뺏기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 뭔가 해줄 거라는 기대감이 동시에 작동한다. 이청용은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여유가 넘친다. 상대의 강한 압박을 뚫어내며 쉽게쉽게 볼을 연결하고 여유롭게 볼을 빼내는 물 흐르는 듯 유려한 그의 클래스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30일 오후 5시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서울과의 K리그1 18라운드, 11년만에 K리그에 복귀한 기성용(FC서울)과 이청용의 소위 '쌍용더비'를 앞두고 김 감독은 이청용이 울산 전체 팀에 미치는 자신감과 '선한 영향력'을 언급했다. "이청용은 정말 든든한 선수"라며 미소 지었다.
"5년 전에도 함께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이런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점들이 참 많은데, 그중 가장 큰 것은 여유로움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조급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나 역시 감독 6년차지만 그런 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함이 있다.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덧붙였다.
이청용은 올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였던 포항과의 첫 동해안더비에서 멀티골을 꽂아넣으며 지난해 우승을 놓친 최종전을 상처를 치유했다. 지난 6월 29일 전북에게 올 시즌 유일한 패배(0대2 패)를 기록한 직후 인천전에서 전반 15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4대1 대승을 이끌었다. 자칫 흔들릴 뻔한 분위기를 다시 되돌려놓으며 이후 리그 8경기에서 7승1무, 무패를 달렸다.
김 감독은 "이청용은 매순간 끊임없이 발전하고 노력하는 선수다. 이 선수가 팀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주니오의 골(17경기 20골) 데이터로로 나오지만 팀 전체적인 데이터가 작년보다 올라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청용 선수가 들어와서 팀에 큰 플러스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후 국내로 다시 돌아와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모습은 후배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좋은 모습"이라며 이청용의 긍정적인 영향력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K리그의 레전드'로서 걸출한 후배들의 '쌍용더비'에 대한 찬사와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K리그 팬들을 위해서 이런 경기들이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 어떤 측면에선 슈퍼매치, 동해안더비보다도 더 비중있는 경기"라고 했다. "K리그를 위해 아주 긍정적인 모습이다. "K리그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성용 선수가 K리그로 돌아오면서 팬들이 즐거워할 요소가 또 하나 생겼다. 양구단이 마케팅을 통해 앞으로도 이를 더 부각시키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