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더 성숙한 투구로 돌아왔다.
지난 2년간 부상으로 고전했던 박세웅은 최근 안정을 찾았다. 올해 5월만 해도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50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허문회 롯데 감독은 꾸준히 박세웅을 선발 등판시켰다. "그만한 투수가 없다"고 밝혔다. 신뢰 속에서 박세웅은 조금씩 정상 궤도에 올랐다. 6월 평균자책점 5.46, 7월 3.15를 기록하더니 8월 5경기에선 2승무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투했다.
그 사이 박세웅의 평균자책점은 4.34로 낮아졌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한 가운데, 국내 투수 중에선 임찬규(LG 트윈스·3.88), 문승원(SK 와이번스·3.95)에 이어 평균자책점 3위다.
변화를 택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박세웅은 최근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성장했다. 박세웅은 "구종을 하나씩 추가했다. 투심을 던지면서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베테랑 이대호의 조언도 있었다. 박세웅은 "내 직구는 회전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움직임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을 했다. 이대호 선배께서 '타자들은 공의 회전이 조금 이상해도 멈칫할 수 있다. 그러니 한 번 시도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셨다. 캐치볼을 할 때 연습을 했고, 큰 불편함이 없어서 던지게 됐다. 그러면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프로 데뷔 초반 즐겨 사용했던 체인지업도 다시 꺼내 들었다. 포크볼을 익히기 전 박세웅이 슬라이더와 함께 주로 구사했던 구종이다. 박세웅은 "두산 베어스전에서 왼손 타자가 많이 나왔다. 포크볼도 생각만큼 잘 안 들어갈 때여서 차라리 체인지업을 던져보자는 생각을 했다. 손에 이미 익은 구종이었다. 불펜에서 던져봤는데, (김)준태형이 당장 써도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예전과 똑같은 느낌으로 던졌는데, 오히려 빠지는 공이 줄어들었다. 더 좋아진 부분이 있다"고 했다.
구종이 다양해지니 결정구로 사용하는 포크볼도 위력을 더하고 있다. 어느덧 프로 7년차. 스스로 깨달은 게 많았다. 박세웅은 "시즌 초를 지나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예전의 나는 직구와 포크볼로 상대했었다. 변화를 주고 발전하려고 생각해야 했는데 투피치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게 아쉬웠다. 구종 추가의 계기가 됐다. 여러 가지 구종을 던지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안 좋은 구종 대신 다른 구종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세웅은 지난 26일 부산 SK 와이번스전에서 7이닝(1실짐)을 투구했다. 올 시즌 최다 이닝이다. 더 많은 이닝을 투구하는 것이 남은 시즌 채워가야 할 숙제다. 박세웅은 "이닝 소화를 더 해야 한다. 계속 6회를 못 채우고 내려가는 경기가 많았다. 7~8이닝,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되려면 보완할 점이 많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