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구-포항의 싸움이냐, 아니면 다크호스의 등장이냐.
'하나원큐 K리그1 2020'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2강을 형성하며 멀찌감치 달아난 가운데, 하위권 싸움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부진으로 김빠지나 했지만 인천이 조성환 감독 부임 후 극적 반전 드라마를 쓰며 살아나고 있다. 아직 최하위지만 11위 수원 삼성과의 승점 차이는 불과 3점. 누가 강등팀이 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 바로 누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마지막 진출권을 따느냐다. K리그에서는 ACL에 총 4팀이 나갈 수 있다. 원래는 K리그1 우승팀과 준우승팀, 그리고 FA컵 우승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리그 3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쳤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K리그1 우승팀과 FA컵 우승팀만 본선에 바로 가고 2, 3위팀은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상대는 주로 전력이 떨어지는 약체팀들이 많아, 큰 이변이 없는 한 플레이오프 진출도 ACL 본선 참가라고 인식되고 있다.
이번 시즌의 경우 울산과 전북이 사실상 4장 중 2장의 티켓을 확보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한 장은 FA컵 우승 팀의 몫. 상주 상무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지만 군경팀은 라이센스가 없어 ACL에 못나간다. 상주가 만약 3위로 시즌을 마치면 그 아래 4위팀이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짓는다.
현재 4위는 대구FC, 5위는 포항 스틸러스다. 대구가 승점 26점, 포항이 25점이다. 양팀이 계속해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데 치고 나가지를 못한다. 대구는 최근 3경기 무득점에 1무2패를 기록중. 포항 역시 8월에 승리 없이 1무3패다.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뛴 결과, 여름이 되자 체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두 팀이 안정적으로 상위권 싸움을 하는 듯 보였으나 주춤하는 사이, 그 아래에서 이변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대표적 주자는 FC서울. 최용수 감독 사퇴 후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가 되며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8월 4경기 3승1무. 승점 20점으로 6위 자리에서 포항을 쫓고 있다. 현재 서울의 상승세와 대구, 포항의 하락세를 감안한다면 따라잡기 불가능한 차이가 아니다.
여기에 서울은 히든카드 기성용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30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서울 복귀전을 치르는 게 매우 유력한 상황. 서울은 김 감독대행이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는데, 딱 하나 아쉬운 게 그라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기성용이 돌아오면 이 문제가 단숨에 해결될 수 있다.
부산 아이파크, 강원FC, 성남FC 등도 아직 사정권 안에서 버티고 있지만 객관적 전력이나 분위기 등을 봤을 때 큰 기대감을 갖게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ACL 진출권의 변수는 하나 더 있다. 바로 FA컵. 현재 FA컵 4강에 울산, 전북, 포항, 성남이 올라가있다. 만약 울산, 전북, 포항 중 우승팀이 나온다면 리그 차순위팀에게 한 장의 플레이오프행 티켓이 더 돌아가 수 있다. 그럴 경우 위에 언급된 추격자들도 더 힘을 내 시즌 막판 경기들을 치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