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는 지속적인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의 결핍과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과 흥미, 상동행동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자폐 상태와 중증도, 연령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했으나 최근에는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아직 치료법이 없어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침, 한약 등 한방 치료가 부작용 없이 증상을 개선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5년 새 환자 약 50% 증가, 남성 환자 여성보다 5배 많아
최근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자폐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7728명에서 2019년 1만1361명으로 47% 증가했다.
특히 남성 환자는 9518명으로 여성 환자 1873명에 비해 5배가량 많이 진단됐다.
남성 환자는 여성보다 증상이 심각하고 70~80%에서 IQ가 70 이하로 나와 지적장애 수준에 해당한다.
▶만 2세~6세가 집중치료 최적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는 생후 2년 동안 이상하고 반복적인 행동과 특이한 의사소통이 나타나면서 증상을 의심하고 진단을 받게 된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는 "발달지연이 심각한 경우에는 12개월 이전에 특징이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이 미묘한 경우에는 24개월 이후에 특징이 나타날 수 있다. ▲지적기능이 낮거나, ▲동반 질환이 있거나, ▲초기에 의사소통 능력 결핍이 있거나, ▲상동 행동(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지속되면 예후가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자폐증 치료법은 아직 없으며, 약물치료, 행동 치료, 특수교육, 부모교육 등을 조합해 진행하고 장기간에 걸친 치료가 중요하다. 대체로 평생 지속하는 경향이 있어 조기 개입과 집중치료 시 예후가 좋다. 만 2세~6세까지가 집중치료에 가장 좋은 시기다.
▶침 치료, 약물 치료와 병행 시 효과 1.5배 높아
침 치료는 백회, 신정, 사신총을 포함한 두침요법 등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2018년 출판된 두침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에서는 소아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증상 개선에 97%의 소아에서 의미 있는 유효율을 보였고, 특히 언어적 의사소통 문제를 가장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침 치료와 함께 행동 개선 약제인 리스페리돈을 병행하면 단독 투여보다 증상 개선 비율이 1.5배 높을 것으로 나타나 의·한 협진을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침 치료의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며,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어 낮은 비용부담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흥분·불안·충동 등 증상에 따라 맞춤형 한약 치료
일차 선택 한약으로는 가미온담탕, 이중탕, 인화탕을 사용한다.
장 교수에 따르면 흥분이 많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치료에는 뇌신경 보호,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가미온담탕이 효과적이다.
또한 불안증이 위주가 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진정 작용과 더불어 항불안 작용이 있는 이중탕을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인화탕은 진정 작용과 항불안 작용이 있고 장기적인 체력 저하와 행동 이상이 위주가 되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보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에게 억간산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오장의 기운이 막히거나 부족해 증상 발생
한의학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은 뇌와 심장, 간장, 신장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장에 기운이 부족하면 친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표정이 없으며, 언어를 중복해서 말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등 정신과 인지 활동을 보일 수 있다. 특이한 행동으로 지적을 자주 받게 되면 심리적 상처를 받게 되어 간장의 기운이 막히며 고집이 세고 산만한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오래되면 비위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한 가지 음식만을 먹는 등 과도한 편식을 보일 수 있다. 신장은 정(精)을 만들고 저장하는데 부족하면 뇌가 수액을 통한 영양을 받지 못해 정신활동의 이상과 발달지연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신장의 기운은 뼈와 통하는데 부족한 경우 골격이 왜소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2018년부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표준치료 시행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최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등 근거가 높은 논문들이 많이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한의학 치료에 대한 적용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한약 치료, 침 치료, 수기 및 운동요법, 한방병행치료, 기타치료 등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예비인증)이 마련되어 한의학 치료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의사의 진단으로 한의학적 원인을 구분하고 개인별 맞춤식의 침술과 한약 치료가 이뤄지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한편,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에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억간산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연구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