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번엔 기대해볼만 합니다."
SK 와이번스가 2021년 신인 1차지명 선수로 뽑은 제물포고 김건우(19)에 대한 SK의 평가는 후했다. 직접 뽑은 선수이기 때문에 말하는 '립 서비스'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SK 관계자의 말은 진심이었다. 2007년 김광현을 뽑은 이후 '제2의 김광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는 투수라고 했다.
김건우는 1m85, 86㎏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가진 왼손 투수다. 최고구속 147㎞의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 등 수준급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SK측은 김건우에 대해 "짧고 간결한 팔스윙에서 나오는 피칭에서 빠른 구속과 뛰어난 구위를 보여준다"라며 "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어 투구수가 늘어나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고 구위도 유지해 선발 투수로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체인지업은 고교 수준을 넘어섰다"라고 김건우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김건우는 고교 3년간 40경기에 등판해 117⅔이닝 동안 144개의 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
김건우의 또 다른 장점은 1학년 때부터 주전 투수로 나서 경험이 많고, 경험에서 나오는 견고한 멘탈이다. 김건우와 얘기를 나누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고. 실제 경기에서도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맞아도 자신의 공을 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직 제구력 등에선 좀 더 키워야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SK 스카우트그룹 조영민 그룹장은 "SK의 선발진 뎁스를 강화하기 위해 김건우를 지명했다. 아직 제구를 가다듬을 필요는 있지만 구단 육성시스템 아래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향후 SK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건우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는 그동안 SK 1차지명 선수들보다 확실히 높은 레벨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인천 연고에서 초고교급의 선수를 뽑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지명한 김건우는 2007년 김광현, 2014년 이건욱에 이어 레벨이 높은 1차지명 선수라고 볼 수 있다"라면서 "김광현처럼 큰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SK는 2000년 이승호 이후 아직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김건우가 SK의 21년만이자 역대 두번째 신인왕이라는 꿈을 꾸게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