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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장]'선발 전원 무안타' 한화, 위기 속 필사적인 '야간 특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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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경기는 끝났지만, 야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부진에 속타는 한화 이글스 타자들이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특별 격훈련(특타)에 나섰다.

한화에겐 손쉬운 승리가 없다. 하물며 7월 이후 성적만 따지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KT 위즈와의 2연전,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한화는 20일 열린 경기에서 0대3으로 패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냉혹했다. 스코어보다 무기력한 타선의 경기 내용이 더 문제였다. KT 선발 배제성의 컨디션은 썩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한화 타자들은 좀처럼 배트 중심에 공을 맞추지 못했다. 하필 이날따라 흔한 빗맞은 안타 하나 나오지 않았다.

이날 한화는 2안타 5볼넷으로 7번의 출루를 하는데 그쳤다. 첫 안타가 7회말 2사 후에 나왔다. '대타' 최재훈의 중견수 앞 안타. 이어 3연패가 눈앞에 다가온 9회초에 두번째 안타가 나왔다. 최진행을 대신해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정진호가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그게 전부였다. 장타는 없었다. 이날 KT 전 선발로 출전한 9명의 한화 타자들이 기록한 안타도 없었다. 7이닝 5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한 '토종 에이스' 장시환의 기록에는 패전이 하나 더 늘었다. 경기는 시작한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장시환은 정우람과 함께 실력과 인성 양쪽에서 팀내 귀감이 되고 있는 베테랑이다. 미안함이 컸는지, 한화 타자들은 경기가 끝난 뒤 특타를 시작했다 홈플레이트에 설치된 배팅 케이지 속 한화 타자들은 연신 외야로 공을 날려보냈다. 정현석 타격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이 선수들과 함께 하며 디테일한 조언도 건넸다. 경쾌한 타구음이 잇따라 대전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한화 타자들의 마음은 하늘에 닿을 수 있을까.

활력소를 기대했던 새 외국인 선수 브랜든 반즈는 1군에 동행중이지만, 복귀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이탈 전까지의 성적도 타율 2할2푼, OPS(출루율+장타율) 0.759로 신통치 않았지만, 현재 한화 타선에는 3할 타자도, 두자릿수 홈런 타자도, OPS 0.800을 넘기는 생산력을 지닌 선수도 없다. 부진해도 이름값이 있었던 김태균과 정은원은 부상으로 빠졌다. 작년까진 이름도 생소했을 1~2년차 선수들이 다수 1군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

SK전 초토화의 영향으로 그나마 준수했던 투수 쪽 지표들도 한없이 추락했다. SKㅈ8월 평균자책점은 9위(5.03, 이하 8월)에 불과하다. 타격 지표는 바닥을 뚫고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팀 타율은 2할8리, 팀 OPS는 0.605다. 1, 2위를 다투던 병살이 9위(9개)로 줄어든 점은 차라리 슬프기까지 하다. 한화의 8월 팀 출루율은 0.317에 불과하다. 병살을 칠 기회조차 많지 않다는 것. 팀 홈런(7개)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자릿수다.

말로만 외치던 '시즌 100패' 위기가 현실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시즌 30경기만에 사령탑이 바뀌었고, 이후 2개월여가 흘렀다. 총 86경기를 치른 현재, 한화는 22승 63패 1무에 그치고 있다. 5월말 이후 순위표 맨 아랫자리에 고정되어 있다. 월간 순위를 매겨도 한화의 위치는 바뀌지 않는다. 이렇다할 상승세조차 없었다.

한화의 순위 변동은 이미 어려워졌다. 9위 SK 와이번스와의 6경기반 차이도 한없이 멀게 느껴진다. 양 팀간의 격차는 지난 18~19일 2연전 맞대결에서 한화가 모두 패하면서 한층 벌어다. 19일 경기에서는 6대26이라는 역대급 스코어로 패배한 바 있다. 58경기가 남은 현실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