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민 할머니' 나문희와 늦망주 이희준, 최원영이 남다른 예능감으로 수요일 밤 안방을 배꼽잡게 만들었다.
19일 방송된 MBC 예능 토크쇼 '라디오스타'에서는 휴먼 코미디 영화 '오! 문희'(정세교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 개봉을 앞두고 데뷔 이래 최초로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나문희와 늦망주 이희준, 최원영, 개그맨 출신 연기 꿈나무 이수지가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60년 차 나문희부터 배우 꿈나무 이수지까지 연기에 진심인 배우들의 진솔 고백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삼행시 열전부터 다이어트 비화까지 '예능 유망주'를 발견하는 꿀잼을 선사한 것. 무엇보다 이날 '라디오스타'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춘 정일우가 스페셜 MC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나문희는 정일우의 이야기에 '할머니 미소'를 아끼지 않는 등 남다른 '손주 케미'로 훈훈함을 더했다.
먼저 1961년 MBC 라디오 성우 공채 1기로 연예계에 데뷔한 나문희는 60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열정적인 비결을 공개했다. 평소에도 사우나를 찾고 염불을 외우며 관리를 한다는 것. 특히 개봉을 앞둔 '오, 문희!'에서 생애 첫 액션 연기까지 펼친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또 스페셜 MC로 등장한 '거침없이 하이킥' 인연 정일우와 현실 할머니·손주 같은 애틋함을 과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나문희는 "대상포진에 크게 걸렸는데 일우가 고기를 잔뜩 사서 집으로 보내줬다. 눈물이 났다"며 정일우의 선물에 감동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정일우는 "데뷔작이 '거침없이 하이킥'인데 지금도 나문희 선생님과 이순재 선생님께는 찾아뵙고 연락 드리고 있다"며 각별한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물론 훈훈한 미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문희는 소심했던 정일우의 일화도 폭로해 정일우를 진땀빼게 만들었다. 나문희는 "정일우가 1월에 연극을 해서 날 초대했는데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가질 못했다. 며칠 있다가 미국에 가야한다고 얘기했는데 '그럼 미국에나 가세요'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정일우는 "제 입장에서는 선생님이 몸이 안좋으시니까 그래서 잘 다녀오시라고 한 말이었다"고 했다. 나문희는 "그래서 갔다와서 '연극 못가서 미안해. 너는 네 자리에서 나는 내 자리에서 잘 있자'고 끊었다. 이번에 제가 나온다니까 자기가 나온다고 하더라. 애가 이렇게 어른이다.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좋다"라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이희준은 집안의 반대를 이겨내고 배우로 자리 잡은 성장 스토리를 공개했다. 특히 유명세를 얻음과 동시에 공황장애가 찾아왔다며 연극 무대 위 대사를 치던 와중에 갑자기 말문이 턱 막히는 상황을 경험한 뒤 은퇴까지 고려했다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또한 아내 이혜정이 결혼 3주 전 메리지 블루로 갑자기 사라져 애태웠던 사연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결혼 3주 전에 아내가 갑자기 잠수를 탔다. 너무 놀랐는데 알아보니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라. 당시 아내가 '오빠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라면서 일주일간 연락이 안됐다. 일주일 뒤 한강으로 나오라고 해서 갔는데 자신의 차에 타라고 하더라. 그때는 뭘 잘못한지 모르겠지만 일단 사과하고 '사랑한다'며 빌었다. 지금도 이해는 잘 안간다"고 웃었다. 이어 갓 태어난 아들의 탯줄을 자를 때 눈물이 아닌 웃음이 터진 이유로 "너무 작은 얼굴인데 내 얼굴이 있었다. 어릴 때 거울에서 봤던 내 모습이 보였다. 완전 나였다"라고 고백해 모두를 배꼽잡게 만들었다.
최원영은 순수한 '허당 매력'을 뽐냈다. 삼행시를 잔뜩 준비해 네버엔딩으로 펼치는가 하면 과거 인터뷰에서 "송혜교보다 안영미가 이상형"이라고 한 발언에 기억 상실 증세를 보여 웃음을 유발했다.
여기에 "7살, 4살 딸들이 이면지에 쓴 '회사 힘들죠? 이면지 읽고 힘내세요'라는 쪽지를 봤을 때 힘든 피로가 싹 가셨다"며 귀여운 딸들의 글을 공개했다. MC들은 '이면지'가 아닌 '이 편지'란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최원영은 그제야 깨달은 표정으로 허당미를 뽐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