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FC서울은 최근 한 달 격동기를 거쳤다. 지난달 30일, 그동안 서울을 이끌던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최 감독은 서울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영광의 시대를 누린 레전드다. 하지만 그는 성적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울은 김호영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시즌 중 감독 교체라는 최악의 사태에 선수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윤주태는 최 감독이 떠난 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혼란스러워했다. 힘들었다. 힘든 상황 속 감독님이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나셨다. 최 감독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 뿐이다. 선수들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대로 각성했다. 서울은 최 감독이 떠나고 김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성남FC(2대1)-강원FC(2대0)-상주 상무(2대1)를 연달아 제압하며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11위까지 추락했던 서울은 6위(6승1무9패)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서울의 3연승. 축구 전문가들은 "감독 사퇴 등으로 선수들이 각오를 새롭게 한 부분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의 활동량 자체가 달라진 모습이다. 오스마르, 윤영선 기성용 등의 복귀 소식도 힘이 된다. 또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안정감을 더했다. 최 감독 시절 주로 활용하던 스리백에 포백으로 변화를 줬다. 다만, 워낙 스리백이 익숙해 포백으로 전환할 때 어색한 점이 있었다. 그때와 비교해 부드러워진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급한 불을 끈 서울.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6위 서울부터 성남(승점 18), 강원(승점 17), 부산 아이파크, 광주FC(이상 승점 16) 등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서울이 변화를 준 수비 전략과 선수 구성에 대한 타 구단의 분석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대결했던 성남과 강원이 하락 분위기였던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
서울은 22일 광주와 17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대행은 "압박을 많이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하다. 중요한 것은 피지컬과 체력이다. 현재에 충실하다. 선수들에게는 이길 수 있는 방법만 제시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