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의 8월 8연전의 마지막 2연전 첫 경기. 3-5로 뒤진 9회 말 LG의 맹추격으로 5-5로 맞선 10회 말 김현수의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이 터지자 경기를 TV로 시청하던 LG 팬들은 김현수를 '갓현수'라고 칭하며 환호했다.
프로 14년간 끝내기 안타는 많았다. 그러나 승부의 마침표를 맺는 끝내기 홈런은 김현수에게도 처음이었다. 이날 김현수는 상대 루키 정해영을 상대로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5구째 132.7km짜리 높은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이 홈런으로 LG와 KIA의 희비가 엇갈렸다. LG는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고, KIA는 3연승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김현수는 홈런 이전에도 4타석에서 3안타 경기를 하면서 KBO 통산 13번째 6년 연속 200루타를 달성하기도. 경기가 끝난 뒤 "상대 선발 애런 브룩스의 공을 잘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현수는 "짧은 기간 자주 본 것이 선수들의 눈에 익었던 것 같다"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도 "2스트라이크라 노림수는 없었고, 높게 오는 공을 치자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대답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3위를 유지했다. 만약 패했다면 같은 날 롯데 자이언츠를 꺾은 두산 베어스에 3위 자리를 내줄 뻔했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도 있고, 좋은 선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컨디션 관리를 잘했으면 한다. 앞으로 체력싸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에 근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시즌을 하다보면 잘하는 해도 있고, 못하는 해도 있는데 나보다는 팀이 잘 됐으면 한다. 개인기록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4번 타자로 나가는 것도 큰 부담은 없다. 경기만 나갈 수 있다면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동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 마디는 무엇일까. 김현수는 "없는데 그래도 한 마디 하겠다. 다치지 말고 잘 쉬고 관리 잘하자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재무관중 경기에 대해선 "아쉽긴 하지만 야구가 멈추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언젠간 다시 야구장에서 관중을 만날 것이고, 무관중에 다시 익숙해져야 한다.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5회 이후 나온 불펜투수들이 완벽하게 막아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 공격에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9회 추격하는 라모스의 홈런과 정주현의 동점 적시타가 훌륭했다. 10회 김현수의 끝내기 홈런이 끝내줬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