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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김단비X한채진 신한은행 언니 군단, 벤치에서 물 나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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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오늘은 팀 스태프.'

16일, 인천 신한은행과 부천 하나원큐의 2020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가 열린 청주실내체육관.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신한은행의 맏언니 한채진을 비롯해 김수연 이경은 김단비 등 베테랑 군단이 '응원부대'로 깜짝 변신한 것. 지난 시즌 '언니 군단'으로 신한은행을 이끌었던 베테랑 군단. 이들이 코트 대신 벤치를 달군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WKBL 구단에 한해 팀별로 만 30세 이상 선수 3명을 제외하기로 했다. 유망주들의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만 30세 이상 선수가 3명 미만인 구단의 경우 구단에서 지정한 선수를 제외했다. 신한은행은 한 발 더 나아갔다. 30대 선수 3명이 아닌 베테랑 전원을 제외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이번 대회에는 8명의 선수만 나선다. 단순히 선수 수만 적은 게 아니다. 경기 경험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 농구공을 내주고 벤치에 앉은 언니들. 하지만 결코 쉼은 없었다. 팀 복을 입고 벤치에 나란히 앉은 이들은 후배들의 활약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가 하면 작전타임 때는 물을 건네기도 했다. 자신감 잃은 후배들의 멘탈 관리도 이들의 몫.

일일 스태프로 나선 김단비는 "코트 밖에서 경기를 보니 또 다르다. 재미있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는 벤치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웃었다.

WKBL 관계자는 "2015년 시작한 박신자컵은 유망주 발굴과 국내 농구 교류 활성화를 위한 장이다. 베테랑 선수들은 거의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팀 스태프로 등록해 벤치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은 박신자컵의 전통처럼 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하나원큐가 82대72로 승리했다.

청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