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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KIA 트레이드 시장서 인기만점 이유, 프런트 방향성+스카우트+현장 지도력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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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2일 성사된 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의 2대2 트레이드 빅딜에 내심 부러운 모습이었다.

KIA는 기량을 만개하려던 문경찬과 빠른 볼을 던지는 사이드암 박정수를 NC로 보내고,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준필승조에 해당하는 장현식을 품었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김선빈과 류지혁을 대체할 수 있는 내야수 김태진 카드를 얻었다. KIA는 올 시즌 리그에서 발생한 여섯 차례 트레이드 중 가장 만은 세 차례를 성사시켰다.

류 감독은 "KIA는 어쩌면 그렇게 트레이드를 잘해요"라고 물으며 "우리도 필요한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불펜이지 않겠나. 올 시즌 세 차례나 크게 앞서고 있다가 역전패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1이닝을 막아줄 투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류 감독과 비슷한 입장이다. 강력한 타선에 비해 불펜이 불안한 상황에서 트레이드로 보강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타팀에서 우리 선수들에겐 별로 관심이 없더라. 관심있는 선수들은 죄다 주전선수들이다. 이렇다보니 카드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트레이드는 양팀이 원하는 카드가 맞아야 한다.

KIA가 타팀과 카드를 잘 맞출 수 있는 건 그만큼 좋은 자원이 많다는 의미가 된다. 그 좋은 자원이 주전경쟁에서 밀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팀에서 포착하고 KIA에 트레이드를 제안하면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KIA 입장에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KIA는 전통적으로 마운드가 좋은 팀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20대 중후반 투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한 모습이다. 매력적인 건 이들이 빠르게 병역을 마쳤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선 김기태 전 KIA 감독도 칭찬받을 수밖에 없다. 2015년 KIA 지휘봉을 잡고 젊은 선수들이 조기에 군복무를 마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무엇보다 프런트의 확실한 방향성과 스카우트 파트의 헌신이 해태 타이거즈 시절 '투수 왕국'의 모습을 재현해냈다는 평가다. 조계현 KIA 수석코치는 2018년 단장이 되자 마운드 안정이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판단했다. 두산 베어스에서도 투수 코치를 역임했던 조 단장은 "당시 두산은 투수 쪽보다는 야수 성장 쪽에 기준을 잡아 지금의 두산을 만들었다"고 회상하기도. 그래서 조 단장은 KBO 신인 드래프트 때마다 투수 수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KIA는 2017년 1차 2라운드에서 경남고 출신 좌완 이승호를 뽑아 '세이브왕' 김세현과 트레이드하는 결단을 내려 그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까지 통합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2018년 2차 2라운드 하준영은 지난 시즌 필승조로 활약했고, 지난해 1차 지명된 김기훈은 스윙맨으로 전환돼 마운드에 힘을 싣고 있다.

상대적으로 야수 뎁스가 얕아지는 것에 대해 조 단장에게 비난을 KIA 팬들도 있지만, 올 시즌 마운드의 힘으로 5강 싸움을 펼쳐나가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재응 투수 코치의 지도력도 트레이드 시장에서 KIA가 인기있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한 가지였다. 서 코치는 메이저리그 경험을 살려 투수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최근 문경찬이 살아난 것만 봐도 그렇다. 문경찬은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연착륙하는 듯했지만 6월 말부터 3경기 연속 3실점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서 코치는 문경찬의 밸런스 회복에 온힘을 쏟았고, 7월 25일부터 1군에 콜업돼 제 구위 이상의 공을 뿌리고 있었다. 1군에 콜업된 뒤에도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면 NC도 문경찬을 영입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