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사개탐사가 리처드 빈 원작의 '이단자들'(각색/연출 박혜선)을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오는 9월 4일(금)부터 13일(일)까지 소극장 알과핵.
2013년 초연에서는 인위적 지구온난화를 소재로 한 '과학연극'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올해 무대는 기존의 내용을 번안, 각색해 지구 온난화를 배경에 두고 '현대인의 행복'에 집중한다.
수년간 몰디브 해수면 리서치를 통해 '해수면 상승의 추세는 현재 과학적으로 예견할 수 없음'을 증명하는 논문을 준비 중인 해안공학 박사 해문은 강원도로 이직하여 각종 알러지, 정리결벽증에 ADHD증세를 갖고 있는 딸 따뜻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급진적 환경운동단체로부터 경유차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살인협박을 받는 해문에게 진지한 환경운동가에 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신입생 현우가 개별 수업을 받으러 오는데….
스웨덴 출신의 17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행사에서 연설한 후 막연한 불안감은 긴급한 변화 촉구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사람들을 환경운동가로 만들고 있지만, 그들의 행복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정치경제가 '영리한 계산과 창의적인 PR'로 떠들어대는 미래 산업과 환경운동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행복을 보장 받을 수 있을까?
'이단자들'은 극단적 환경운동가, 자본과 교육의 유착, 대학 내 갑질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정신적, 육체적으로 불안증을 가진 현대인들의 문제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나아가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에 스스로를 맞추지 않는 '이단자'가 되더라도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지구에 기대지 말고 말이다.
원작자 리차드 빈은 "우린 상업화된 CF에 세뇌됐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기후주기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기에 우린 죄책감에 시달리기보다, 더 나은 인간적인 삶을 위해 우리의 시간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고 말한다.
김난희, 안수호, 윤경화, 이정재, 이선주, 최명경 등 출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