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갈 길 바쁜 삼성 라이온즈. 구멍 뚫린 하늘이 야속하다.
차라리 안했더라면 좋았을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 번번이 최악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은 8일 인천 SK행복드림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강우콜드게임으로 2대4로 패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았던 데다 아직 4이닝이나 남은 억울한 5회 강우콜드 게임.
방법이 없었다. 정식게임이 성립되는 기준인 5회는 마침 딱 마쳤다. 굵어진 빗줄기가 계속된 탓에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기 어려웠다.
삼성은 불펜 싸움을 해볼 틈도 없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홈 팀 SK는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과 비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불과 사흘 전인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그라운드 정비로 1시간 늦게 시작된 뒤 경기중 무려 두 차례 우천중단 소동 끝에 자정이 다 된 시간에 2대2, 9회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비를 워낙 많이 맞은데다 기나긴 대기 시간으로 선수들은 진이 다 빠졌다. 게다가 이날은 무려 12안타를 치며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적시타 부재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던 경기였다.
9일 인천 SK전 역시 중부 지방에 내린 물 폭탄으로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3시 우천 취소됐다.
추후 편성이면 좋겠지만 최악의 월요일 경기다. 대구로 내려가지 못한 채 인천에 발이 묶여 10일 SK전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삼성으로선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소중하다.
강우콜드 패전은 물론 5할 승률 이하로 떨어져 있는 만큼 강우콜드 무승부도 전혀 반갑지 않다.
잔여 시즌, 경기가 많이 남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삼성은 9일 현재 유일한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키움(81경기)과 LG(79경기) 다음으로 많은 78경기를 소화했다.
불완전 전력인 현재 시점에서 경기가 많이 치러지는 것은 썩 반갑지 않다.
삼성 선수들은 현재 많이 지쳐 있다. 힘들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진다. 부상과 부진이 잦은 이유다.
현재 김상수 이원석 이학주 등 핵심 야수들이 부상 등으로 대거 빠져 있다. 회복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 최대한 잘 버티면 이달 말 구원군이 온다.
새로 영입한 거포 외인 다니엘 팔카와 상무에서 전역하는 심창민 강한울 권정웅이다.
팔카는 득점력 부재에 시달리는 삼성 타선에 힘을 불어넣을 파워히터다. 심창민은 전반기 내내 전력투구 하느라 지친 불펜에 단비가 될 투수다. 강한울과 권정웅도 지친 내야진과 포수진에 윤활유 역할을 해줄 알짜 선수들.
이들이 오기 전까지 최대한 적은 경기를 치르는 편이 낫다.
경기가 남아 있어야 막판 총력전을 통해 승부수를 띄워 볼 수 있다. 그 전까지 5강권과 너무 많이 벌어지면 희망의 빛이 희미해 진다. 8일 현재 삼성과 5위 KIA 타이거즈의 승차는 4게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