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제 청룡의 주인을 가릴 마지막 일전만 남았다.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은 첫 우승을 노리는 장충고와 2018년 우승 이래 2년만의 영광 재현을 노리는 광주동성고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장충고로선 1963년 창단 이래 첫 우승 도전이자 광주동성고와의 2년만에 맞붙는 리벤지 매치다, 1994년 유동훈의 3경기 연속 완투승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했지만, 김선우가 투타에서 맹활약한 휘문고에 패했다. 이후 이용찬과 최원제를 앞세워 2006년 두 차례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청룡기만은 갖지 못했다. 2018년에도 송명기(NC 다이노스) 박주홍(키움 히어로즈)을 주축으로 4강에 올랐지만, 당시 장충고를 가로막은 팀이 바로 광주동성고였다.
장충고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2년 전에 비해 오히려 투타 뎁스가 약해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결승전에 오르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대회 첫 경기였던 인창고와의 32강 전에서 6회까지 5대12로 뒤지며 콜드게임 위기에 몰렸지만, 14대12로 기적같은 역전을 이뤄내며 상승세를 탔다. 장안고과 순천효천고를 잇따라 격파한 뒤 4강전에서는 우승후보 세광고를 만났다. 하지만 장충고는 1~2회 먼저 5점을 뽑았고, 이후 세광고의 맹추격을 4점으로 저지하며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정준영(타율 0.429)과 박건우(타율 0.417)가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김우석과 선승준도 고비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강전 승리투수 박태강과 선발 박정민은 투구수 70개를 넘긴 만큼 투구수 제한 규정(61~75개 투구시 이틀 휴식)에 걸려 결승전에 나설 수 없다. 결승전 마운드는 3학년 최건희와 김성민, 2학년 박상언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1956년 창단한 광주동성고는 2003년과 2018년 이후 역대 세번째 청룡기 우승을 노린다. 임창민과 김주형, 이원석 등을 앞세워 결승에 오른 2003년, 김수화의 순천효천고를 상대로 2-9에서 10대9로 경기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기주와 양현종이 에이스로 활약한 시기에는 한 차례 준우승(2004년)을 기록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8년 김기훈을 앞세워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첫 경기였던 부천고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6대5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휘문고와 서울디자인고를 각각 7회와 5회 콜드게임으로 연파했고, 안산공고와의 8강전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4강전에서 '디펜딩챔피언'이자 이번 대회 타격 1위를 다투던 유신고를 접전 끝에 꺾고 결승에 올라 사기가 높다.
이번 대회 타율 5할2푼4리(21타수 11안타) 3홈런 10타점의 최성민과 타율 5할6푼5리(23타수 13안타) 1홈런 9타점의 김도영을 중심으로 이준범 김시앙 박 건 등이 줄줄이 배치된 막강 타선이 돋보인다. 팀타율이 3할7푼1리에 달한다. 4강전에서도 8-0으로 앞서던 경기를 9-9로 따라잡혔지만, 다시 15대9로 이길만큼 방망이가 달아올라 있다.
3학년 에이스 김영현이 6⅓이닝 1실점, 투구수 101개를 기록해 결승전에 등판할 수 없는 점이 변수다. 2학년 신헌민과 3학년 박준환 등으로 구성될 마운드는 장충고에 비해 열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