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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배트플립까지 완벽' 전준우 만루 홈런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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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숱하게 놓친 찬스. 전준우의 단 한 방으로 살렸다.

롯데 자이언츠가 5연승을 질주했다. 롯데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대4로 승리했다. 최근 5연승, 8월 전승 행진이다.

경기 중반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두산 선발 투수 우완 이영하를 상대한 롯데 타선은 초반부터 꾸준히 주자 출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가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

2회부터 시작이었다. 2회초 한동희의 안타, 딕슨 마차도의 2루타로 노아웃 2,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선취점을 뽑을 수 있는 찬스였다. 그런데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다음 타자 안치홍이 친 타구는 우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주자가 3루에 있고, 노아웃인 상황이기 때문에 희생플라이 득점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되는 타구였다. 그런데 두산 우익수 박건우가 강한 어깨로 재빨리 홈 송구를 했다. 빠른 편이 아닌 3루주자 한동희는 두산의 정확한 홈 송구 이후 포수 박세혁의 태그에 아웃되고 말았다. 이견을 제시할 여지도 없는 명백한 아웃이었다. 이때부터롯데의 공격이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더블 아웃이 된 이후 김준태가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김재유가 1루 땅볼에 그쳤다. 롯데는 2회에 주자 3명이 출루하고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롯데는 5회와 6회에도 이영하를 무너뜨릴 기회가 있었지만 실행에 실패했다. 0-0 접전이 이어지던 5회초 1아웃 이후에 김준태 볼넷, 김재유 안타, 정 훈의 볼넷 출루로 만루가 만들어졌다. 안타 1개면 2점도 뽑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아섭이 1루 땅볼로 잡히고, 이어지는 2사 만루에서도 전준우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다.

6회초 상황도 비슷했다. 한동희, 마차도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안치홍이 인필드플라이로 아웃됐고, 김준태의 볼넷으로 어렵게 만든 2사 만루에서 김재유가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2회 연속 만루 찬스가 허무하게 무산됐다.

중요한 찬스를 놓치자 상대팀이 득점에 성공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끌어오던 롯데 선발 박세웅은 6회에 연타를 허용하며 3점을 허용했다. 0-3으로 뒤지던 롯데는 7회초 1사 1,2루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나 이번에는 이대호의 병살타로 물거품이 됐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그러나 8회초 대반전이 시작됐다. 상대 2루수 오재원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2루 찬스가 만들어진 후 안치홍의 적시타, 김준태의 희생플라이로 1점씩 차곡차곡 따라붙기 시작했다. 정 훈과 손아섭이 끈질긴 집중력으로 볼넷을 골라낸 것이 컸다. 2사 만루 찬스에서 전준우가 홍건희를 상대로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전세가 바뀐 홈런 한 방이었다. 전준우는 자신의 프로 통산 150번째 홈런을 가장 극적인 순간에 때려냈다. 앞선 만루 기회 무산의 갈증까지 다 씻겨내려가는 한 방이었다.

홈런이 터진 이후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두산은 수비에서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롯데의 수비 집중력은 더욱 좋아졌다. 외야에서 연신 허슬 플레이가 나왔다. 극적인 5연승. 역전승이라 더욱 짜릿했다.

경기 후 전준우는 "개인 통산 150홈런에다 역전까지 성공해 정말 기쁘다. 팀의 연승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다. 앞 타석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냈다"며 기뻐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