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부부의 세계' 최강 빌런 박인규는 잊어라. 배우 이학주가 '아주 보통의 청춘'의 얼굴을 그러냈다.
서핑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 알바를 시작한 대학교 5학년 취준생 준근(이학주)이 홧김에 양양 바다를 걸고 금수저 서퍼와 막무가내 서핑 배틀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객기 폭발 청춘버스터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심요한 감독, K'arts 제작).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학주, 박선영, 신민재, 신재훈, 심요한 감독이 참석했다.
한예종 출신 심요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는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초청,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관객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충무로 예비 스타 감독의 탄생을 알렸다. 공감가는 스토리와 신선한 서핑 소재의 만남, 여기에 센스있는 연출력까지 더해지며 영화제 공개와 동시에 큰 화제를 모은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확인한 언론과 평단에서는 모두 만장일치로 호평을 보낸 바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이는 주인공 준근 역을 맡은 이학주다.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여자친구를 때리는 무시무시한 빌런 역 박인규 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하며 눈도장을 찍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노력파 취준생 준근으로 또 한번의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뭐든 열심히 하지만 되는 일은 없고, 여기에 서핑이라곤 1도 모르지만 얼떨결에 서핑 배틀까지 뛰어들며 취업과 서핑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노력파 취준생의 모습을 완벽히 연기,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이날 심요한 감독은 독특한 영화 타이틀에 대해 "겨울 서핑에 대해서 써보겠다고 생각한 때가 딱 겨울이다. 겨울에 강원도에서 2~2주동안 머물면서 정말 서핑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 그때 도움을 주신 서퍼님이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준비중이셨는데,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라고 이름을 준비중이라고 해서 말씀을 드리고 쓰게 됐다. 그런데 올해 1월에 그 게스트하우스를 닫았다는 소식을 들어서 안타깝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이어 청춘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 묻자 "청년 영화를 만들게 됐는데 시나리오를 썼을때 제가 서른셋이었다. 가르치려고 한다거나 교훈을 주려고 하는건 피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의 의도가 어쩔수 없이 들어가겠지만 그걸 최대한 드러내지 않게 찍고 싶었다. 그래서 청년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더욱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심 감독은 바다 촬영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예산이 부족하다보니까 바다촬영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촬영해봤다. 방파제에서도 찍어보고 드론도 날려보고 고프로도 찍어봤다"라며 "아무리 우리가 상상력을 발휘해도 자연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되더라. 배우분들을 바다에 내보내는 날에는 제발 파도가 작게 치길 바랐다. 결국 바다 촬영은 자연이 받아줘야 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주인공 준근 역의 이학주는 "맨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서핑을 겨울에 한다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감독님을 처음 만나서도 어필을 많이 했다. 시나리오보다도 더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았다"고 영화에 참여한 이유를 말했다.그리고 극중 준근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준근은 캐릭터는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캐릭터인데 사람이 살다보면 자기의 삶을 이끌어 나갈 때가 있지 않나. 그런 기로에 서 있는 인물로 저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며 "저도 연기를 하고 배우가 된게 운명적으로 휩쓸려 오다가 운명적으로 선택을 해서 오게 된 거다. 그게 저와 닮아서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처음 스크린 단독 주연을 맡은 이학주는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다들 함께 찍은 영화라 단독 주연작이라기 보다는 다같이 찍은 우리 영화가 개봉한다는 느낌이고 그래서 기분이 좋다. 관객분들이 더욱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다"라며 "겨울에 찍으면서 춥고 힘들었지만 배우들과 수식을 가족하면서 정말 가족처럼 찍었다. 그래서 이렇게 개봉을해서 더욱 기쁘다"며 웃었다.유나 역의 박선영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유나 역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며 웃었다. 이어 "작년 부천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정말 떨렸다. 너무 떨려서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저만 봤다. 오늘 전체적으로 영화를 보니까 추억이 떠오르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더라. 고생한 것도 있지만 영화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관객분들과 만나게 돼 기쁘고 설렌다"고 덧붙였다.
태호 역의 심민재는 "발리에 정말 서핑을 하러 갔을 때 이 시나리오를 받아서 정말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선택을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달정도 함께 배우들과 살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니까 자꾸 그때 생각이 나더라. 우리가 즐겁게 찍었던 영화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서 원정 역의 신재훈은 시나리오를 받고 읽어보니 너무 따뜻함이 느껴졌다. 무조건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제가 서핑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고민했는데 저는 물에서 패들만 하면 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함께 해서 참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달 동안 배우들과 함께 살면서 밥도 먹고 함께 빨래도 돌리던 일이 생각난다. 촬영하는 내내 정말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확실히 청년들이 확실한 해답을 주진 않지만 생각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는 8월 13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