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8월에 열리는 유럽 챔피언스리그(UCL)다. 코로나19 여파로 밀리고 밀려 유럽 주요리그가 모두 종료된 시점에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시각 8일 맨시티-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올랭피크 리옹, 9일 바이에른 뮌헨-첼시, FC바르셀로나-나폴리가 8강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엊그제 먹은 점심 메뉴도 가물가물한 독자들을 위해 프리뷰를 준비했다. 일단, 지금까지 일어난 일부터 살피자.
▶재개 이전의 챔피언스리그
코로나19 발발 이전 한국인 트리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현 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이 '별들의 무대'를 누볐다. 토트넘은 B조 2위, 발렌시아는 H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잘츠부르크는 E조 3위로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하지만 토트넘과 발렌시아는 16강에서 각각 라이프치히와 아탈란타에 패하면서 탈락 고배를 마셨다.
같은 16강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을 잡았다. 특히 연장전에만 집중력있게 3골을 몰아넣은 2차전은 올시즌 최고의 경기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1차전 1대2를 2차전 2대0으로 뒤집은 파리 생제르맹, 발렌시아 상대 2경기에서 8골을 몰아친 아탈란타, 손흥민 빠진 토트넘을 누른 라이프치히 등 4팀이 8강에 안착한 상태다.
재개 이전 가장 돋보인 선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였다. 조별리그와 16강 1차전을 포함한 7경기에서 11골을 몰아쳤다. 2위권과 5골차여서 남은 토너먼트에서 침묵해도 득점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지난 11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양분했다.
▶재개 이후의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끝마치지 못한 8팀은 한국시각 8일과 9일 나눠서 2차전을 갖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립지 개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1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예정된 경기장에서 진행키로 했다.
유벤투스와 올랭피크 리옹(8일 새벽 4시, 알리안츠스타디움)간 1차전에선 홈팀 리옹이 1대0 깜짝 승리를 가져가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전반 31분 투사르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두 번의 페널티 어필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디발라의 골이 무효처리되는 등 유벤투스로선 불운했던 경기였다.
유벤투스는 재개 이후 디발라를 중앙에 두고 호날두를 왼쪽에 배치하는 새로운 공격 전술로 재미를 봤다. 이를 바탕으로 리그 9연패에 성공했다. 지난 2일에야 리그가 끝난 터라 선수들의 경기 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 리옹은 프랑스 리그앙이 4월말 종료되면서 지난 1일 파리 생제르맹과의 컵대회 결승전 전까지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1차전 득점자 투사르가 원소속팀 헤르타 베를린으로 돌아간 것도 타격.
맨시티와 레알 마드리드(8일 새벽 4시, 에티하드스타디움) 경기는 이번 주말 최대 빅매치로 꼽힌다. 레알의 상황은 유벤투스보다 더 좋지 않다. 1차전을 홈에서 치러 2골이나 내주며 1대2로 패했다. 2차전에서 2대0 이상으로 승리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분위기는 좋다. 재개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0승1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바르셀로나를 꺾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최전방 카림 벤제마부터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까지 각 포지션별 선수들이 최고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날 경기에는 주장이자 핵심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가 전 경기에서 받은 퇴장으로 뛸 수 없다. 레알이 다득점을 노리는 과정에서 케빈 더 브라위너와 라힘 스털링을 앞세운 맨시티 역습에 허를 찔릴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는 뜻. 유럽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과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이 어떤 전술을 준비할지도 포인트다.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9일 새벽 4시, 알리안츠아레나)의 1차전은 싱겁게 끝났다.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운 바이에른이 첼시 원정에서 3대0 대승을 따냈다. 주전 라이트백 파바르가 부상으로 못 뛰지만 그 외 포지션에 부상자가 없다. 첼시는 윙어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측면 수비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가 부상과 징계로 못 뛴다. 프리미어리그에선 4위를 지키며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가까스로 거머쥐었지만, FA컵 결승에선 아스널에 패해 우승컵을 놓쳤다.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을 우승한 상태로 챔피언스리그까지 따내면 '트레블'을 달성하게 된다.
바르셀로나는 나폴리(9일 새벽 4시, 누캄프)를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1차전 실망스러웠다. 원정에서 1대1로 가까스로 비겼다. 리오넬 메시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시즌 도중 부임한 키케 세티엔 감독에 대한 불신이 깊어 보이는 상황. 메시의 파트너 루이스 수아레스의 복귀와 앙투안 그리즈만의 '폼 상승' 그리고 경기장소가 원정팀의 무덤인 누캄프라는 점은 긍정적이나, 핵심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아르투르 비달이 카드 징계로 빠지는 건 타격이다. 메시가 나폴리의 벽 칼리두 쿨리발리를 넘을 수 있을까.
▶16강 이후의 챔피언스리그
이번 시즌은 코로나 여파로 대진 추첨 없이 진행된다. 즉, FIFA 월드컵처럼 토너먼트 스케줄이 다 짜여졌다. 올라가서 만날 상대가 정해졌다는 뜻이다. 바르셀로나-나폴리 승자는 첼시-바이에른 승자와, 맨시티-레알 승자는 유벤투스-리옹 승자와 8강에서 각각 만난다. 레알과 유벤투스가 나란히 통과할 경우 '호날두 더비'가 성사된다. 호날두는 2018년 여름 유벤투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9년 동안 레알에서 활약했다.
또 다른 8강전은 아탈란타-파리 생제르맹, 라이프치히-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예정돼있다. 대진상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가 다가오는 2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준결승에서 '메호대전' 혹은 '호메대전'이 성사된다. 8강전은 13~16일, 준결승은 19~20일, 결승전은 24일에 모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다. 경기 간격이 짧고 단판전으로 열리기 때문에 집중력이 높은 팀이 빅이어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은 현시점을 기준으로 맨시티와 파리 생제르맹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