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종착역인 27라운드의 반환점을 넘어 14라운드까지 마무리 된 '하나원큐 K리그1 2020'.
기가 막힌 순위표가 만들어졌다. 정확하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우승 전쟁, 마지막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이 주어지는 3위 싸움, 그리고 상위 스플릿의 막차인 6위 경쟁. 최하위 인천을 제외하고, 11개 팀들이 모두 세 파트 중 하나에 포함됐다. 상하위 스플릿(파이널 A, B)이 결정될 22라운드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우승 전쟁=예상대로 '양강' 울산-전북
역시 예상대로다. 전북이 다소 주춤하며 3위의 추격을 허용하는 듯했던 '양강'은 8월 들어 다른 팀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선두 울산이 승점 35, 2위 전북이 승점 32. 3위권이 승점 25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시즌 전 예상대로 '2강' 구도가 짙어지고 있다.
전북은 구스타보-바로우 가세 후 공격력이 살아나며 분위기를 바꿨다. 7월 들어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전북은 구스타보-바로우가 투입된 7월 26일 서울전 3대0 완승을 시작으로 부산과의 FA컵 8강(5대1 승), 1일 포항전 역전승(2대1)까지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선두 추격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두' 울산은 7연승의 기염을 토하고 있다. 2일 부산전에서 다소 고전했지만, 끝내 2대1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를 내줬더라면 흐름을 탄 전북에 기세를 뺏길 뻔했지만, 어쨌든 승점 3을 더하며 3점차 선두를 지켰다. 고비를 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던 울산은 승부처에서의 힘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다.
▶3위 싸움=대구-상주-포항 '3파전'
K리그에는 '2+2' 장의 ACL 티켓이 주어진다. 리그 우승, FA컵 우승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리그 준우승, 3위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3위는 ACL행의 마지노선이다. 대구, 상주, 포항이 '3파전' 구도를 만들었다. 14라운드를 통해 순위가 바뀌었다. 대구가 2일 수원을 1대0으로 꺾고, 상주(2일 강원 2대2 무), 포항이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순위가 대구(26골), 상주(17골·이상 승점 25), 포항(승점 24)순이 됐다.
대구는 에드가, 황순민 등 부상 여파로 흔들렸지만, 부상자들이 속속 복귀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에드가가 복귀포를 터뜨리며 세징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상주는 최근 주춤하다. 5연승 후 최근 5경기에서 1승2무2패에 그치고 있다. 강원전에서도 막판 실점으로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수비가 다소 흔들리고 있는 게 아쉽다.
6월 16일 전북전 패배(1대2) 후 9경기에서 7승2무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포항은 또다시 아쉽게 전북에 패했다. 내용은 좋았지만, 수적 열세가 아쉬웠다. 하지만 포항은 올 시즌 가장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3위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지켜볼 팀이다.
▶6위 경쟁=6위부터 11위까지
3~5위가 치고 나가며, 6위 강원(승점 16)와의 승점 차는 제법 벌어졌다. 8점 차. 주목할 것은 6위를 둔 6개팀의 치열한 경쟁이다. 파이널A의 마지막 자리인 6위 싸움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6위 강원부터 11위 서울(승점 13)까지 승점차는 3점에 불과하다.
14라운드 결과로 순위가 요동쳤다. 강원은 상주와 극적으로 비기며 6위 자리를 탈환했다. 7위 부산(승점 15)은 울산에 석패하며 7위로 내려갔다. 광주는 1일 인천(3대1 승)을 상대로 6경기만에 승리를 챙기며 단숨에 8위(승점 14·13골)로 뛰어올랐다. 5경기 무패(3승2무)를 달리던 성남은 1일 서울에 1대2로 무릎을 꿇으며 9위(승점 14·10골)로 내려섰다.
'라이벌' 수원과 서울은 나란히 10위(13골), 11위(12골·이상 승점 13)에 자리했다. 최용수 감독이 사퇴하며 두 팀은 모두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수원은 대구에 패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지만 서울은 성남을 꺾으며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6개 팀, 저마다 장단이 뚜렷해 마지막까지 치열한 6위 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